"전교생이 함께 학교폭력 예방… 교실에 평화 찾기"

"전교생이 함께 학교폭력 예방… 교실에 평화 찾기"
제주지역 학교폭력 꾸준한 발생 속 가마초 사례 눈길
다함께 규칙 정해 지키고 스포츠 활동으로 관계 형성
교육청, 올해 평화교실 1600학급 확대… 내실화 관건
  • 입력 : 2020. 01.27(월) 16:23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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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초등학교는 전학년이 함께하는 평화교실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에 나서고 있다. 평화교실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된 학급 약속 정하기. 사진=가마초 제공

"아이들이 욱하는 마음에 하던 나쁜 말이 줄었어요. 화났을 때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이해하면서 그런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죠." 가마초등학교 이혜형 교사가 말했다. 가마초가 지난해까지 2년째 모든 반에서 '평화교실'을 운영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온 학교가 발을 맞추니 효과가 컸다.

가마초는 도덕, 국어, 체육 등 교과 시간에 자연스레 평화교실을 이어가고 있다. 학기 초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 학급 규칙을 정하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사과데이'를 열기도 했다. 전교생은 일 년에 4번 티볼로 하나가 됐다. 스스로 팀을 짜고, 룰을 만들어 함께한 '스포츠클럽축제'에서 아이들은 땀을 흘리며 관계를 다져나갔다.

3~4학년 반엔 '미덕 조끼'가 걸렸다. 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주인이 된 조끼에는 친구들이 발견한 장점이 적힌 종이가 장식처럼 매달렸다. 반마다 다양한 활동을 더해 감정 조절하기, 자아 존중감 갖기 등 목표에 한발 다가선 것이다. 3학년 담임 강동호 교사는 "책 읽고 그림 그리기 등을 통해 화가 날 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화가 났을 때 이를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교실 한편에 '평화 쉼터'를 만들기도 했다"며 "일부가 아닌 모든 학급이 함께하니 지속성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학교 폭력 예방에 온 학교가 함께한 가마초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제주에서도 학교폭력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또래 관계 개선 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 사건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학교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2017년 215건에서 2018년 296건으로 36% 이상 늘었고, 지난해 11월 기준 253건이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165개 학교, 1600여 학급에서 평화교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급 수만 놓고 보면 평화교실이 처음 운영된 2015년(335학급)보다 5배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평화교실을 통해 실질적인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거두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 9월 발표한 2019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에서도 평화교실 운영 내실화 등이 제안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평화교실 운영 예산을 1회성 비용으로 쓰는 학교도 남아 있어 운영 결과를 확인해 그 부분을 골라내고 있다"며 "학교 폭력 예방에 초점을 두고 평화교실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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