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0년만 가족품으로 돌아간 4·3발굴유해

[사설]70년만 가족품으로 돌아간 4·3발굴유해
  • 입력 : 2020. 01.21(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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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70년이 지났지만 한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제주4·3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지난 18일에는 2019년 발굴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통해 당시 행방불명 희생자 12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차디찬 땅속에 묻혀있다 유해발굴을 통해 비로소 70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949년 군법회의 사형수 5명과 1950년 예비검속 희생자 7명 등입니다. 이들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과 동북쪽에서 발굴된 유해입니다. 이번 추가 신원 확인으로 2018년까지 제주공항 등에서 발굴된 405구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모두 133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수백여구에 이르는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아픈 현실입니다. 게다가 당시 정뜨르비행장(제주국제공항)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북부예비검속 희생자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흐르고 더디지만 억울한 희생자들의 유해를 찾고 신원을 확인하는 일은 지속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4·3유해발굴과 신원 확인은 유가족들의 고통과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길입니다. 동시에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한 치도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 처리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처리 못하면 다시 새로이 발의해야 하는 등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를 넘길 경우 도민적 분노와 반발은 불보듯 뻔합니다. 개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마지막까지 의지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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