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24절기로 풀어낸 ‘삶의 사용설명서’

[책세상] 24절기로 풀어낸 ‘삶의 사용설명서’
유종반의 ‘때를 알다 해를 살다’
  • 입력 : 2020. 01.17(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국어사전에 풀어놓은 절기(節氣)는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점이 되는 것'이다. 생태교육운동을 벌여온 유종반씨는 '기'의 한자어에 주목하며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절기가 단순한 시간 나눔이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는 '해가 만들어낸 자연 흐름이자 생명 기운의 흐름을 스물네 가지 이름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절기는 인간과 다른 생명이 살아가야 할 순리를 따르는 생명법이고 우주 자연의 섭리이자 모든 생명살이의 참모습이다. 그는 우리가 흔히 철들었다거나 철이 없다고 하는데 이는 자연의 흐름, 즉 절기(때)를 알고 사느냐 마느냐를 뜻한다.

그가 쓴 '때를 알다 해를 살다'는 절기로 풀어낸 '삶의 사용설명서'다. '생명살이를 위한 24절기 인문학'이란 부제가 달려 '나는 어떻게 살도록 만들어졌을까'에 대한 대답을 절기에서 찾고 있다. 생명살이를 위한 절기살이, 24절기 절기살이로 나눠 엮었다.

한 해의 절기가 겨울, 봄, 여름, 가을 순이라는 저자는 겨울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모든 일은 준비 없이 시작할 수 없는 법, 겨울은 다음에 올 계절에 꽃 피어 열매를 맺고 키우고 익히기 위한 힘을 만드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절기는 해마다 반복되지만 똑같지 않고 늘 새롭다. 절기로 산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사는 것이다. 살았으나 죽은 것과 같은 삶은 철부지, 철 없는 삶, 철 모르는 삶이나 다름없다.

밤이 제일 길다는 동지.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이 다가오듯 동짓날 깊은 침묵의 밤은 새로운 날을 예고한다. 개구리와 벌레가 깨어난다는 경칩. 뭇생명들이 봄을 준비하듯 우리도 깨어나 자기 삶의 때를 알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 나는 어떤 때이며, 내가 살아가야 하는 모습은 어떤지를 일러준다. 작은것이 아름답다. 1만6000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22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