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단장 그리고 달라지는 롯데 '스토브리그'

성민규 단장 그리고 달라지는 롯데 '스토브리그'
안치홍 이어 전준우까지 합리적인 FA 계약 성사
  • 입력 : 2020. 01.08(수) 17:11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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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력의 퍼즐을 숨 가쁘게 채우며 선수단 전체가 업그레이드된 것은 물론, 그 속에 비전이 엿보이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롯데는 8일 내부 자유계약선수(FA)인 전준우와 4년 최대 34억원에 계약을 매듭지었다.

 전준우는 구단의 1루수 포지션 변경 제안을 수락한 데 이어 계약 총액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액수를 고집하지 않았다.

 같은 팀 동료 외야수인 손아섭과 민병헌이 2017년 각각 98억원, 8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전준우에게는 속 쓰릴 액수일 테지만 수용했다.

 대신 롯데는 서른 중반의 전준우에게 4년 계약을 보장하며 프랜차이즈 스타에 걸맞은 대우를 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흐르자 전준우는 최근 에이전시와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

 차갑게 얼어붙은 FA 시장 상황을 체감하며 마음고생을 적잖게 했겠지만, 전준우와 롯데 사이에는 외부로 드러난 잡음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전준우가 롯데에 남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했다. 결국 둘은 서로 한발씩 양보하며 웃으면서 계약에 합의했다.

 롯데는 전준우와의 FA 계약을 통해 채태인(SK 와이번스)이 떠난 1루수 포지션을강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차기 주장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클럽하우스 리더인 전준우를 잔류시키며 얻은성적 외적인 효과는 덤이다.

 롯데는 지난 6일에는 내야수 안치홍과 2+2년, 최대 56억원에 FA 계약하며 우승 경험이 있는 주전 2루수를 확보했다.

 최근 몇 년간 롯데는 앤디 번즈, 카를로스 아수아헤 등 외국인 선수가 주전 2루수로 나설 정도로 마땅한 국내 2루수감이 없었다.

 아수아헤가 퇴출당한 이후에는 강로한, 고승민이 2루수를 번갈아 맡았지만, 공수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안치홍의 합류로 롯데는 붙박이 2루수와 함께 2020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새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가 유격수를 맡는 등 롯데는 내야진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게다가 롯데는 안치홍과의 계약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옵트 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그 결과, 롯데는 구단의 선택에 따라 2년 26억원, 연평균 13억원에 골든글러브 2루수의 전성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안치홍의 2년 보장 계약이 끝나는 2021년에는 손아섭, 민병헌, 노경은의 FA 계약이 함께 종료된다.

 이들이 또 한 번의 FA 대박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2021년에 롯데는승부수를 던질 참이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한화 이글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10개 구단 백업 포수 중에서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지성준을 데려왔다.

 전준우, 안치홍을 예상보다 염가에 잡았듯이 지성준 역시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팀의 가장 가려운 곳을 효과적으로 긁어냈다.

 내부 FA와의 협상이 결렬된 뒤 배신감을 담아 협상액을 외부에 공개하고, 서로 얼굴 붉히면서 갈라섰던 과거의 롯데를 기억한다면 놀라운 변화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의 부임 이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데이터 야구'의 기반을 구축했고, 래리 서튼 2군 감독, 라이언 롱 1군 타격 코치, 행크 콩거 1군 배터리 코치 등 외국인 코치들로 코치진을대폭 개편했다.

 당장 다가올 시즌 성적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변할지는 몰라도 롯데는 최근의 혁신적인 행보를 통해 기대되는 팀, 매력적인 팀으로 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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