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여년 제주화교사 중국 교류 활성화 자원"

"110여년 제주화교사 중국 교류 활성화 자원"
'제주화교 역사 및 문화유산의 발굴에 대한 연구' 보고서
"한라문화제 등 지역과 호흡…방치된 소학교 기념관으로"
  • 입력 : 2020. 01.07(화) 18:0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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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제주화교사를 제주·중국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역사적 콘텐츠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학연구센터 지원을 받은 '제주화교(華僑) 역사 및 문화유산의 발굴에 대한 연구' 결과다.

양세영 홍익대 경영대학 겸임교수와 제주중국학회장을 맡고 있는 심규호 제주국제대 석좌교수 등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국내 화교를 근대에 한국에 유입되어 일정기간 거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해온 중국인으로 정의했다. 1882년 임오군란시 파견된 청군의 군역상인을 효시로 하고 있는데 제주는 공식 기록상 1909년에 3가구 5명의 화교가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초기화교는 소규모 포목 행상이나 상점을 열고 목공과 석공 등 직공으로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성기인 1930년대 초반에는 100명에 가까운 화교들이 거주하면서 화교사회가 활성화되었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화교가 중국의 문화적 전통을 고수하고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무관심한 반면 제주화교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4·3 당시 피난 온 제주 사람들을 중화민국기를 내걸고 가택에 보호한 일이 한 예다. 60~70년대에는 한라문화제(지금의 탐라문화제)에 참가해 사자춤 등 중국민속놀이를 선보였고 행사 기금도 출연했다. 지역도로 부설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화교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수행 사실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 이주자, 유학생 등 신화교에게 제주지역과 더불어 지역 거주인으로 책임있게 살아가는 데 좋은 역할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이미 110년 전에 제주로 건너온 화교들은 다문화 사회의 선구로 지난 세월 이들이 겪은 생활사는 다문화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많은 시사를 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제주도의 화교 지원을 위한 정책 개발 과제로 제주화교에 대한 조례 제정을 제시했다. 인천, 부산, 군산시의 화교기념관 사례를 들며 사실상 방치된 제주시 원도심 제주화교 소학교 건물을 제주화교기념관과 제주중국문화원으로 새롭게 가꾸는 방안도 담았다. 서귀포 솔동산, 한림 옹포리 등 오래된 화교 활동 지역에 안내판 설치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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