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약서 없다고 협박하는 ‘코미디 행정’

[사설] 계약서 없다고 협박하는 ‘코미디 행정’
  • 입력 : 2020. 01.07(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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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정의 원칙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행정이 이래도 되나"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드림타워를 비롯해 영리병원, 그리고 오라관광단지 등에 휘두른 원 도정의 행태는 한마디로 무소불위나 다름 없습니다. 요즘은 제주 용암수 국내 판매에 들어간 오리온 기업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용암수 공급 중단'이란 카드까지 흘리면서 재차 경고를 보냈습니다.

원 지사는 오리온의 용암수 국내 판매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원 지사는 지난 3일 도청 기자 간담에서 "이미 공장을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생수시장을 노리는 국내 공급을 우리가 허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물 공급한다는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공식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국내 공급 관련)묵시적인 언질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의 대응을 보면 코미디를 방불케하고 있습니다. 행정이 잘못한다고 보는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바로 행정이 '언질'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제주도가 문제삼는 것은 공공자원인 용암수이기 때문이 아닙니까. 문제는 제주도가 그렇게 중요한 공공자원을 허술하기 짝이 없게 관리해 왔다는 점입니다. 오리온이 용암수 사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한지 2년 반이 넘었습니다. 이제와서 공장 다 짓고 국내 판매한다고 하니까 제동을 건다는게 말이 됩니까. 그것도 행정이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물 공급을 끊겠다고 협박한다는게 웃기지 않습니까. 결코 오리온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제주도가 용암수를 제도적으로 관리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행정이 그래놓고 만만한게 기업이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러니 기업이 제주에 안 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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