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꿈나무와 유포니움 거장 제주서 만났다

관악 꿈나무와 유포니움 거장 제주서 만났다
3일 문예회관서 스티븐 미드 초청 마스터 클래스
호흡법 등 강조하며 일대일 강의로 실질적 조언
  • 입력 : 2020. 01.03(금) 19:0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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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미드(오른쪽)가 3일 마스터 클래스에서 청소년 관악 꿈나무에게 호흡법 등을 알려주며 유포니움 연주 시범을 보이고 있다. 진선희기자

"좋은 연주자로 성장할 자질이 충분합니다. 손가락 움직임도 좋구요. 다만, 호흡을 하는 연습이 더 필요해보입니다. 바람부는 날,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숨을 내뱉는 연습을 해보세요."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포니움 연주자가 관악 꿈나무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3일 오전 문예회관 소극장. 새해 벽두, 관악 꿈나무와 거장이 만났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위원장 현을생)가 제주국제관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세계 유명 유포니움 연주자 영국의 스티븐 미드를 초청해 무료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했다.

매년 여름 제주에서 열리는 관악제는 올해 25년째를 맞는다. 사반세기를 넘어 관악제가 지속가능하려면 제주 지역 연주자 양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마스터 클래스 가동에 관심이 쏠렸다. 축제가 개최되지 않는 겨울철에 마스터 클래스가 기획된 점도 관악제의 확장과 변모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맨체스터의 로얄노던음악대학 교수인 스티븐 미드는 그동안 제주국제관악제에서 교육자 보다는 개막 공연, 마에스트로 콘서트에 참여하며 주로 연주자로 활동해왔다. 2013년부터는 예술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더더욱 별도의 강의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지난달부터 일본, 태국, 대만을 거치며 유포니움 등 금관악기 축제를 돌아본 스티브 미드는 아시아 여행의 마지막 여정으로 겨울 제주를 찾았다. 그는 "제주에서 연주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여러분들의 연주를 한 명씩 듣고 도움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날 스티븐 미드는 유포니움, 튜바를 배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관악기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호흡법을 알려주며 수업을 시작했다. 1시간 동안 악기를 연습한다면 5분 정도는 노래하듯 악보대로 소리를 내보라며 "그같은 과정을 거치다보면 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실질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큰 스승' 앞에 선 청소년 관악 주자들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스티븐 미드가 옆에 서서 유포니움을 같이 불고 연주 자세 등을 꼼꼼히 짚어주며 응원의 말을 건네자 차츰 자신감을 되찾았다. 연주자의 길을 걸으려는 아이들에게 거장의 당부도 이어졌다.

"그럭저럭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최고의 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연습해야 합니다. 좋은 음악을 연주하면 관객들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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