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주민 3만명 시대] (1) 프롤로그

[제주, 외국인주민 3만명 시대] (1) 프롤로그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제주서 새 삶 일구는 ‘외국인주민’
  • 입력 : 2020. 01.01(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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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한가위 한마당'에서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한라일보DB

작년 외국인주민 3만여명 돌파
10년 전보다 6배↑… 유입 급증
도내 외국인 근로자 1만명 넘어
농어업·건설·숙박 등 일터 넓혀가
느는 다문화가정… 인권문제 여전
해결할 과제 산적… 방안 모색을

제주도 외국인 인구수가 3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도내 외국인 주민 수는 3만1032명으로, 지난 2008년 5052명과 비교해보면 10년 만에 무려 6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신기하게 바라보던 이방인들이 이제는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웃 주민이 됐다.

도내 외국인 인구 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구 등도 자연스레 늘었다. 도내 어느 식당을 가도 주방이나 서빙을 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외국인과 결혼했다는 지인 소식도 종종 듣게 된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들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인권유린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또한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불법체류자와 외국인 범죄 증가로 도민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제주도 외국인자문위원회 발족=행정안전부가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현황에 따르면 제주지역 외국인 주민 수는 지난 2012년 10406명으로 1만명을 넘어선 이후, 2016년 2만2102명, 2017년 2만5646명, 2018년 3만1032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7년도 제주지역 외국인 주민 증감율은 전년대비 16%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21%로 세종시(2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제주지역 외국인 인구수가 꾸준히 증가하자 제도적인 지원책이 마련됐다.

제주도는 2012년 '제주도 외국인자문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외국인 생활·안전 등 관심 분야의 정책이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집중 논의하는 도지사 소속 자문기구인 외국인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외국인자문위원회는 외국인 전문가의 의견과 요구를 정책에 반영해 제주를 성공적인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다문화 가정 위한 대책 마련 절실=제주지역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16년 7460명, 2017년 8752명 그리고 지난해 1만40명으로, 도내 곳곳의 식당, 건설현장, 농장, 공장, 숙박업소 등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서 일하며 도내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말이 안통한다는 이유로 이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부당한 대우, 임금체불 등을 일삼는 악덕업주의 횡포도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제주도가 올해 1월부터 사)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에 민간위탁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 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외국인근로자들을 대상으로 3774건의 상담을 진행한 결과, 임금체불이 1544건(41%)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3년 제주지역 다문화 가구 수가 2016년 3959가구, 2017년 4276가구, 지난해 4686가구로 늘면서, 여성긴급전화1366 제주센터에 접수된 이주여성 가정폭력 상담신고 건수는 2015년 700여건에서 지난해 1432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7월에는 30대 베트남 여성이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국내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제주지역 다문화 가정 폭력 가해자 검거 건수는 2016년 11건, 2017년 7건, 지난해 12건 등 극히 일부분에 머물고 있어 결혼 이주 여성들이 겪는 가정폭력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제주시는 이주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지난 23일 전국에서 다섯번째, 도내에서는 최초로 폭력피해 이주여성상담소를 개소했다.

이주여성상담소는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피해 이주여성 및 동반 자녀를 위한 상담·치료 지원, 찾아가는 현장상담 및 사례관리, 무료법률 지원 및 안내, 폭력피해 전문시설로 연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라일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제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삶과 이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문제를 들여다 보려 한다. 외국인들이 마주한 어려움과 제주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되짚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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