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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의 문화광장] 제주의 공공건축, 총괄건축가제도의 시대를 열다!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12.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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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정된 건축기본법은 건축문화진흥을 통한 건축의 공공적 가치 구현을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의 책무를 정하고 있다. 헌법상 규정된 국민의 의무에 더하여 건축에 관한 국민의 사명을 논함으로써 위헌의 논란도 있었지만, 지난 압축성장의 시기동안 경제적 산업 활동의 한 분야였던 건축이 문화로서 법적 지위를 획득한 엄청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건축기본법의 주요 내용에는 건축문화의 창달을 위한 전략으로써 공공 건축의 품격 향상을 선도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참여 제도에 대한 근거가 마련돼 있다.

그런데 이러한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간 서울시를 제외한 각 지자체에서는 이 제도의 시행이 지지부진해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생활형 SOC 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의 굵직한 도시건축 사업을 시행하는데 총괄·공공건축가의 참여를 필연적 조건으로 하는 범정부적 정책 추진에 의해, 최근 들어 지자체마다 총괄건축가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게 됐다.

이에 제주에서도 민간전문가 참여 제도 시행을 위한 TF팀을 가동해 왔고, 그 결과로 지난 12월 초 김용미 건축가(63·금성건축대표)를 위촉했다. 김 총괄건축가는 제주의 근대건축 시기에 활동하신 고 김한섭 교수(동문시장, 구 남제주군청사, 제주교육대학 본관 등 설계)의 자제로서 제주가 고향이다. 또한 파리에서 수학해 국제적 실무 감각을 갖추고 있으며, 광주시청사, 서울남산국악당 등의 대표작품으로 건축가로서 이룬 훌륭한 성과와 서울시 공공건축가, 건축정책위원 등 사회 참여적 활동이 인정돼 제주의 초대 총괄건축가로 위촉하게 됐다 한다. "건축가로서 고향 제주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를 주셔서 영광이다"라는 감회에서 그의 제주건축에 대한 애정이 전해온다.

그렇다면 총괄건축가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는가? 첫째로, 제주의 건축 자산을 활용해 지역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제주건축문화진흥의 마스터플랜 및 비전 제시가 최우선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수립된 제주건축기본계획에 근거하여 효과적인 건축·도시사업을 발굴하고, 중앙부처의 공모사업을 유치하여 제주건축의 파이를 키울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둘째로, 부지사급의 지위에 걸맞은 건축·도시 관련 부서 간의 통합조정, 사업 일관성 확보, 사업발주방식 등의 효율적 조정 및 자문을 기대한다.

셋째로, 공공 건축사업의 기획단계에서 프로그램 설정, 예산 수립 등의 부실을 조정하고, 공공 건축의 품격향상과 사후 유지 관리 및 활용의 적정성을 피드백하는 총체적이고도 전문적인 관리와 자문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제주지역 건축가들의 도민과 함께하는 전시, 출판, 강연의 문화적 행위를 촉발하고, 더 나아가 국제적 무대 진출을 위한 전략적 지원을 기대한다.

이제 새로운 제도가 시행돼 자리 잡기까지 여러 난제가 예견되지만, 무엇보다도 행정의 전폭적 지지가 담보되어야 한다. 지원부서의 신설은 물론 건축기본법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공공건축 지원센터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조례제정을 통한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전제된다면 제주 사회가 초대 총괄건축가에게 기대하는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양건 건축학 박사·가우건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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