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머드 조직 시설공단, 서둘러선 안된다

[사설] 매머드 조직 시설공단, 서둘러선 안된다
  • 입력 : 2019. 12.26(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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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정이 벌이는 일들을 보면 너무 쉽게 추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단적으로 시설공단만 해도 그렇습니다. 단순한 조직이 아닙니다. 시설을 전담하는 인력이 1000명(1105명)이 넘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기 직전 서귀포시·남제주군 두 기관의 본청을 합친 정원(1074명)보다도 많은 규모입니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그런 대규모 조직을 어쩌면 그렇게 쉽게 추진할 수 있습니까. 다행히 제주도의회에서 시설공단 설립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김태석 도의회 의장은 24일 제37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정을 직권으로 보류했습니다. 김 의장은 재정이 어려운 현 제주 상황에서 도민혈세 낭비와 재정압박의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직권상정 보류 배경을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이해 당사자간 합리적인 협의가 없는 현 상태에서 시설공단 설립이 공직사회마저 새로운 갈등으로 몰아넣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사실 원 도정이 들어선 이후 제주도 공무원 수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아마 깜짝 놀랄 겁니다. 2014년 7681명에서 2018년에는 8895명입니다. 4년새 무려 1208명(15.7%)이 증가했습니다. 최근 4년동안 늘어난 공무원이면 시설공단을 설립하고도 남을 인원입니다. 이제 다시 1000명 이상 늘리겠다니 납득이 되겠습니까. 가뜩이나 제주도의 빚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원 지사의 임기가 끝나는 3년 후에는 제주도의 채무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될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제주도의 재정 여건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경기침체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김 의장의 지적처럼 재정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설공단은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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