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만에 만난 한일정상 예정보다 15분 넘겨 대화

15개월만에 만난 한일정상 예정보다 15분 넘겨 대화
文대통령 '수출규제 조속해결' 강조…아베는 '안보협력' 부각
  • 입력 : 2019. 12.24(화) 16:44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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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만에 정상회담을 가진 한일 정상이 양국 관계개선을 위한 '솔직한 대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오후) 아베 총리의 숙소인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났다.

 지난달 방콕에서 11분간 '즉석환담'을 하긴 했지만, 공식적인 정상회담장에서 한일정상이 마주한 것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정상회담 이후 15개월 만이다.

 지난해 뉴욕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이 문 대통령의 숙소에서 열린 만큼, 순번에 따라 이번에는 아베 총리의 숙소에서 회담을 열게 된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두 정상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사태 이후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관계를의식한 듯 이따금 미소를 보이면서도 시종 엄숙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먼저 회담 장에 도착해 뒷짐을 지고 문 대통령을 기다렸고, 1분 뒤도착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고 이후 본격적인 회담이 시작됐다.

 회담에서는 양국 정상 모두 '솔직한 대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모두발언을 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중요한 일한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으면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 역시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일은)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했고, 아베 총리는 통역을 통해 이 말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로간 덕담이 오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최장수 총리가 되신 것과 레이와 시대의 첫 총리로 원년을성공적으로 이끌고 계시는 것을 축하드린다"며 "'레이와'의 연호 뜻과 같이 아름다운 조화로 일본의 발전과 번영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고 화답했다.

 다만 두 정상이 초점을 맞춘 분야가 미묘하게 달랐던 점도 눈에 띄었다.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를 비롯해서 안전보장에 관한 문제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 한국, 미국 간의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며 안보협력에 무게를 뒀다.

 문 대통령은 "현재 양국 외교 당국과 수출관리 당국 간에 현안 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양국이 머리를 맞대어 지혜로운 해결 방안을 조속히 도출하기를 기대한다"며 수출규제 사태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회담은 애초 예정됐던 시간인 30분보다 15분 더 긴 4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남관표 주일대사 등이 배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모테기 외무상, 오카다 관방부장관, 기타무라 국가안보국장, 하세가와 총리보좌관, 이마이 총리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이날 회담 모두발언은 일본의 민영 방송사를 통해 일본에 생중계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도중 취재진을 퇴장시키면서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갑작스레 취재진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문 대통령 및 한국 측 참모들은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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