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교육청 주도의 학습공동체, 불안한 시선들

[열린마당] 교육청 주도의 학습공동체, 불안한 시선들
  • 입력 : 2019. 12.13(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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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도교육청은 제주도내 행정실장들과의 권역별 간담회를 통해 행정혁신에 대한 토론의 기회를 마련하고 이를 계기로 130여명의 지방공무원들로 학습공동체를 구성하여 업무의 슬림화 및 행정업무 경감 방법, 효율적인 업무 처리 방안을 발굴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학습공동체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학습공동체가 자율적으로 주제를 정해야 함에도 교육청이 의도하는 주제를 강제함으로써 당초 홍보와는 다르게 교원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행정실로 이관하는 쪽으로 그 무게 방향이 쏠려버린 것이다.

유치원부터 시작해 초중고에 다니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미성년 학생이기 때문에 가정이나 학교에서 세심하게 가르쳐줘야 할 부분들이 많다. 학교 현장에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유치원 및 초중고에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이다. 예를 들어 화재나 지진이 났을 때를 대비한 안전교육 업무라든가, 학생의 건강을 직접 책임질 보건 업무 등은 학생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원 업무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업무들이다.

그런데도 교육청에서는 학습공동체에 이런 업무들에 대해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맡아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보라고 제시해 놓은 것이다. 교사가 아닌 공무원이 교육과 훈련을 맡다보니, 교육적 체감도가 떨어져 형식적인 방향으로 흐르곤 한다.

교육청은 더 이상, 교원기피 업무의 행정실로의 이관에 급급한 나머지 학습공동체를 이용해서는 안된다. 학습공동체는 교육청이 원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용역팀이 아니다. 수많은 지방공무원들이 학습공동체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까닭이다. <류지훈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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