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기현 비리 첩보' 외부서 제보받았다"

靑 "'김기현 비리 첩보' 외부서 제보받았다"
靑 자체조사결과 발표…"특감반원 아닌 靑행정관이 제보받아 보고"
"일부 편집해 문건정리, 민정실→반부패실→경찰 이첩"
"백원우는 기억 못 해"…검·경 갈등 빚은 '고래고기사건' 보고서도 공개
  • 입력 : 2019. 12.04(수) 15:0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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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청와대는 4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촉발한 최초 첩보는 한 청와대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받아 그 문건을 정리한 뒤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에 관해 최초 제보 경위와 제보 문건 이첩 경과에 관해 대통령 비서실장 지시로 민정수석실이 자체 조사했다"며 "그 결과 경찰 출신이거나 특감반원이 아닌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된 내용을 일부 편집해 요약 정리했으며, 따라서 고인이 된 수사관은 문건작성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자체 첩보 생산이 아닌 외부 제보를 절차를 거쳐 경찰에 넘겼고, 따라서숨진 검찰 수사관은 이 사안과는 무관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인 셈이다.

 김 전 시장 측근비리 하명수사 의혹은 청와대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경찰에 표적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골자로, 제보자 또는 첩보의 최초 생산자가 누구였는지가 수사의 핵심 사안 중 하나였다. 

 고 대변인은 "2017년 10월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A 행정관이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 SNS를 통해 김 전 시장 및 측근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다"며 "A 행정관은 제보가 담긴 SNS 메시지를 복사해 이메일로 전송한 후 출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부 메일망 제보 내용을 문서 파일로 옮겨 요약하고 일부 편집해 제보 문건을 정리했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이 추가한 비위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A 행정관은 '과거에도 같은 제보자로부터 김 전 시장과 측근의 비리를 제보받은 바 있다'고 했다"고 했다.

 제보자는 부처에서 온 A 행정관과 친분이 있던 공직자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본인 동의·허락 없이 제보자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해당 제보 문건 정리 이후의 진행 경과와 관련, 고 대변인은 "A 행정관은 정리한 제보 문건이 업무계통을 거쳐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기억하고, 추가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또 "다만 백 전 비서관은 이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나 제보 문건 내용이 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어서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에 전달하고 반부패비서관실이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백 전 비서관은 애초 이 문건을 보고받았거나 본인이 읽었다거나 넘겼다는 등의 기억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문건은 외부 제보 없이 특감반이 자체 생산한 다음 경찰에 지시해 수사하게 한 사실이 없고, 고인 등 특감반원이 울산에 내려간 것은 본건 자료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숨진 검찰 수사관 등 2명의 특감반원이 검·경 간 갈등을 빚었던 '고래고기 사건'을 파악하고자 울산에 갔던 내용의 결과물이 담긴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고 대변인은 "작년 1월 민정비서관실 주관으로 집권 2년 차를 맞아 행정 부내 기관 간 엇박자·이해충돌 실태 점검을 위해 현장 대면 청취를 했다고 밝혔는데도 억측과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는 고래고기 환부 갈등 내용이 적시돼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고인을 포함한 특감반원 2명이 고래고기 사건 이외의 내용을 보고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고래고기 사건과 관련한 결과만 보고서에 있고 다른 게 섞이진 않았다"고 부인했다.

 고 대변인은 '숨진 검찰 수사관이 고래고기 사건 파악차 울산지검을 찾았다는 청와대 설명과 달리 울산지검 관계자들은 해당 수사관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고래고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 내부 여론·분위기를 작성한 문건 내용"이라며 "문서 마지막에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부분이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고래고기 환부 사건과 관련, 검찰수사 심의위원회에 부의할 수 있게 수사점검단을 구성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므로 검경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상응조치'라고 적혔고 작년 10월 2일자 기사에서 해당 사안이 조치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은 고인의 발인일로, 이것으로 더는 억측과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아달라"며 "유서조차 바로 보지 못한 유족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또 "고인과 무관한 사안을 마치 뭐가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고인 명예가 더 훼손되지 않게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A 행정관과 제보자의 관계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둘 다 공직자여서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것 같다"며 "A 행정관에 의하면 '청와대에 오기 전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고 몇 차례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은 사이라고 한다"며 "처음 본 것은 A 행정관이 민정수석실 파견 근무 전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 "A 행정관이 민정비서관실 근무를 안 하고 원 소속기관에 있을 때인 2016년에도 제보자가 연락이 와서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A 행정관이 제보를 편집했다는 것과 관련, 그는 "특감반원이 활동 과정에서 정보를 수집하면 일정한 자기 보고 양식에 따라 했을 텐데 A 행정관은 특감반 소속이 아니다"라며 "긴 SNS 텍스트가 병렬이어서 내용이 난삽하다 보니 윗분들 보기 좋게 정리했다고 한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니 그렇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초 제보 내용과 A 행정관이 정리한 보고 내용의 공개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두 문서를 확인했다"면서도 "개인 실명이 들어가 있고 관련 비위 사실이 있어서일종의 명예와 관련한 문제가 있다. 수사 과정에서 어차피 제출될 증거이니 그 과정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시장 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9차례 보고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일상적인 활동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는 것은 민정수석실 업무 중 하나로, 민정비서관실이 보고받은 것은 한 번"이라며 "그전에는 반부패비서관실로 오는 일상적인 정기 보고였고, 민정비서관실과 공유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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