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초등학생 때부터 따돌림 피해 경험"

"제주지역 초등학생 때부터 따돌림 피해 경험"
도교육청, 초·중 학생 집단따돌림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1386명 중 8.2% "따돌림 피해 경험 있다"
초등학생 따돌림 경험 비율 높고 피해 지속되기도
연구진 "따돌림 발생 시기 고려한 개입 전략 필요"
  • 입력 : 2019. 11.26(화) 17:42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학교 안에서 또래 여럿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는 제주지역 초중학생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왕따'로 불리는 집단 괴롭힘의 경우 한 번 입은 피해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이보다 어린 유치원 시기부터 따돌림 예방을 위한 개입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25일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학교폭력 실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주도 초·중학교 학생의 집단따돌림 실태 및 요구조사'를 발표했다. 이는 도교육청이 제주국제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고보선 교수)에 의뢰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연구 결과다.

연구진이 지난 7월 5일부터 같은 달 29일까지 도내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생 15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1386명 중 114명(8.2%)이 따돌림 피해를 경험했다. 남학생(42명, 전체의 5.6%)보다 여학생(72명, 11.4%), 중학생(40명, 5.8%)보다 초등학생(74명, 10.6%)에서 피해를 겪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따돌림을 당한 기간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 110명의 35.5%(39명)가 '한 달 미만'이라고 답했다. 한 학기 내내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도 이와 비슷한 32.7%(36명)였다. 따돌림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 99명은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27명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돌림을 겪은 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은 초등학생 때 피해를 경험했다. 처음 따돌림을 당한 시기에 대해 응답자 107명의 45.8%(49명)가 '초등 1~3학년', 39.3%(42명)가 '초등 4~6학년' 때라고 답했다. 같은 반 친구(전체 105명 중 86명)에 의한 따돌림이 대부분이었으며, 교실 안(122명 중 65명, 61.3%)에서 주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른 친구를 따돌렸던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응답자 1390명의 3.7%(51명)가 '있다'고 했다. 이는 실제 따돌림을 겪은 학생 수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으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생각의 차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남자보다 여자, 중학생보다 초등학생에서 가해·피해 경험이 모두 높게 나타난 것은 따돌림 피해 발생 시기, 성별의 차이 등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따돌림이 시작되는 요인(다중응답)에 대해선 '마르고 뚱뚱하거나 몸이 약해서'처럼 신체적 특징 때문이란 응답이 45.9%로 가장 많았다. 친구들 간의 오해와 갈등(44.8%)에서 비롯된다거나 이상한 아이로 비춰지거나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서라는 응답도 30~40%를 웃돌았다. 따돌림을 가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엔 '상대가 괴로워하는 게 재미있어서'(40.3%), '다른 아이를 괴롭히면 내 자신을 뽐낼 수 있어서'(36.3%), '힘이 약하다고 나를 무시하게 못하게 위해서'(33.0%), '그 아이에게 질투가 난 걸 풀기 위해서'(31.7%) 순으로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통해 ▷따돌림에 대한 개념 설정 ▷따돌림의 발생 시기 등을 고려한 개입 전략과 성별에 따른 접근 전략 수립 ▷불안감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 해결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때 따돌림을 당하면 중학교에 가서도 피해가 이어진다는 집단심층면접 결과를 볼 때 따돌림을 예방하기 위해선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부터 이를 예방하기 위한 개입 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개념과 신고 위주가 아닌 또래 간의 배려와 존중 교육이 돼야 하며, 예방 프로그램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행정 당국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28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