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학교 선정 잡음… 교육당국 소통 능력 시험대

IB 학교 선정 잡음… 교육당국 소통 능력 시험대
도교육청 표선고 'IB 학교' 선정에 학부모 “도입 일러”
  • 입력 : 2019. 11.22(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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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378회 정례회 5차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도의회 교육행정질문서도 “주민 설득 과정 필요” 주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한국어 IB(국제 바칼로레아) 학교'로 표선고를 선정한 것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공모 신청 과정에서 표선고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교육 당국의 소통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표선고를 'IB 학교'로 선정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지난 10월 4일부터 11월 1일까지 도내 읍면지역 일반계 고교를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 유일하게 신청서를 낸 표선고를 심의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표선고는 인증학교(IB 월드 스쿨)로 향하는 걸음을 내딛게 됐다. 관심학교 등록을 위해 오는 12월 중 IBO(IB 사무국)에 학교 정보를 제출하고 내년 3~4월 후보학교 신청서를 내는 등의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2022년부터 IB DP(고등학교 프로그램)가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IB 인증학교로 가는 길은 녹록지 않다. 도교육청의 IB 학교 선정 결과를 두고 고교 학부모와 동문회 등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탓이다. 표선고 인근 지역 초중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IB 학교 신청을 요청한 것과 달리 교육청 공모 마감을 앞둔 지난달 29일 열린 표선고 운영위원회 회의에선 IB 교육프로그램을 서둘러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의에서 학부모와 지역 위원들은 IB 교육을 원치 않거나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지역 이탈, 대학 입시와의 낮은 연계성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했다.

최윤철 표선고 운영위원장은 "IB 교육프로그램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라며 "지역학교 살리기가 목적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제주도의회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교육행정질문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김창식(제주시 서부) 교육의원은 이날 열린 제378회 정례회 5차 본회의에서 "(실제 이해 당사자인) 초·중학교를 중심으로 여론 수렴을 진행했는지는 모르지만, 표선고 동문회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 과정이 부족하고 이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다 보니 갈등이 생기고 있다"면서 "정말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선 지역사회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에 대해 "지역의 요구가 있어 지금까지 3회 이상 전체 설명회를 하고 동문회,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과의 개별 설명회도 20회 이상 진행해 왔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 표선고를 IB 학교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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