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민원·오인 신고로 소방인력 '낭비'

생활 민원·오인 신고로 소방인력 '낭비'
주택 문 개방 하는데 펌프차·구급차까지 동원
소방 "필요한 곳에 출동하도록 시민의식 필요"
  • 입력 : 2019. 11.13(수) 09:59
  • 김현석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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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단순 생활민원과 오인신고 등으로 인해 소방인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5시쯤 제주시 삼도동 다세대 주택에 사는 A씨가 연락이 안 돼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며, 지인 B씨가 119에 신고했다.

 이에 제주소방서 오라119센터는 펌프차와 구급차를 A씨의 주택으로 출동시켰으나, 집안에 있던 A씨는 휴대폰이 진동으로 돼 있어 전화를 못받았을 뿐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앞서 지난 7월 27일 12시쯤 C씨는 친언니의 동거인으로부터 '언니가 숨졌다'는 전화를 받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는 펌프차와 구급차를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현장 확인 결과, C씨의 친언니와 동거인 둘다 만취 상태로 신변에 이상은 없었다.

 이와 같은 단순 생활민원과 함께 오인신고 등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정작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해야 할 소방인력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10월 31일 기준) 제주지역 구조활동 건수는 1만731건이며, 이를 통해 1330명의 인명이 구조됐다.

 안전조치, 동물포획, 벌집제거 등을 제외하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화재 803건, 잠금장치 개방 703건, 교통사고 517건, 승강기 사고 218건, 실내 갇힘 128건 등의 순이다.

 긴급한 상황인 화재로 인한 출동 건수와 단순 생활 민원인 잠금장치 개방 건수가 거의 비슷한 셈이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시행령에 따르면 문 개방 등 구조활동의 필요성이 없는 단순 민원은 거절이 가능하지만,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도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 관계자는 "혼자 거주하는 세대와 노인 인구 증가로 이웃 등이 신변을 확인하기 위해 신고하는 경우가 증가했다"며 "가끔 119구조대를 이용하면 돈이 들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진 얌체 시민들의 신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19 구조 활동은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생활민원 신고는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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