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매 환자 돌봄위해 실직까지 하는 현실

[사설] 치매 환자 돌봄위해 실직까지 하는 현실
  • 입력 : 2019. 11.05(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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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치매는 여전히 환자나 가족에게 두렵고 부담이 큰 병입니다.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커다란 고통을 안겨줍니다. 제주지역 실정만 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치매환자 간병에 4명중 1명꼴로 부양가족이 실직을 경험하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 1일 '초고령 사회에서 치매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은 제주도내 치매환자 부양의 어려움과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양가족 446명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치매 환자 돌봄 기간은 평균 4년 1개월로 나타났습니다. 5~10년 장기간인 경우도 16.4%에 이릅니다. 하루 평균 돌봄시간은 9.6시간으로 활동시간 대부분을 간병에 허덕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사 대상 가운데 111명(24.9%)이 치매환자 부양으로 인한 실직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가족간의 갈등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이처럼 치매는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지역사회는 물론 지자체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갈 길이 멉니다. 일례로 제주도내 치매안심센터 6곳이 있지만 보건복지부가 설정한 근무 기준 인원을 충족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위로 하위권에 쳐져 있습니다. 반면 지난해 기준 도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1만 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병률은 10.98%로 전국 상위권에 속합니다. 시설과 인력 확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치매 부담없는 행복한 나라는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돌봄과 치유, 사전예방에 효과적인 지역실정에 맞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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