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가 쓴 ‘해녀들의 섬’… 현지서 반향

미국 작가가 쓴 ‘해녀들의 섬’… 현지서 반향
소설가 리사 시의 장편소설
  • 입력 : 2019. 11.04(월)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미국 소설가 리사 시의 소설 '해녀들의 섬'. 사진 왼쪽은 미국판, 사진 오른쪽은 한국어판.

뉴욕타임스 등 베스트셀러
해외 10여개국 저작권 판매
“해녀의 삶 매료돼 쓴 책…
사라질 위기처한 여성들의
문화 전체에 관한 이야기”

제주 해녀와 4·3을 소재로 한 미(美)소설이 현지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발간된 리사 시(Lisa See·64) 작가의 장편소설 '해녀들의 섬(The Island of Sea Women)'이 화제의 소설로 떠오른 것. '해녀들의 섬'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등 미 유력 일간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해외 10여개 국에 저작권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는 "생생하고 사려깊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필독서"라고 극찬했고, AP통신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범죄소설에 버금가는 반전 구성으로 독자를 매혹한다"고 평했다. 미국판에는 '물소중이'를 입고 웃음 짓고 있는 두 해녀의 사진이 표지에 사용됐다.

소설은 일제강점기인 1938년부터 최근인 2008년까지 제주 구좌읍 하도리의 해녀와 주변인들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 태생의 미국인 소설가 리사 시는 소설을 발간하기 10년 전부터 제주와 관련한 사료 조사에 나섰다. 하도와 귀덕마을의 해녀와 해녀 전문가, 주민들을 잇달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제주 전통 굿과 전통문화 이수자들도 접촉했다. 2016년 5월에는 제주도를 방문, 원희룡 지사를 만나 이 소설 집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리사 시는 한국판 독자인사말에서 "10년 전 쯤 우연히 제주해녀들을 다룬 기사를 접했다. 해녀에 매료된 나는 언젠가 그들에 대한 책을 쓰리라 다짐했다"며 "수백 년 동안 존재했다가 이제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문화 전체에 관한 이야기"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4·3사건은 이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이다. 작가는 4·3 정부 진상보고서를 참고했다.

그는 4·3에 대해 인사말에서 "50년 동안 제주사람들은 4·3사건때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을 모아놓은 '제주4·3사건보고서'를 공부했다. 이 보고서에는 힘들고 잔인했던 그 시절에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직접 겪은 목격자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며 "특히 북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 군인들이 나누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앰뷸런스 기사의 회상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회상은 '해녀들의 섬'에도 인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를 방문하고 싶다면 4·3평화공원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며 "그곳에는 과거에 일어난 일의 끔찍함뿐만 아니라 평화의 용서를 찾는 법도 알려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부미현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81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