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치매노인 부양… 실직도 '속출'

끝없는 치매노인 부양… 실직도 '속출'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부양자 446명 조사 결과 발표
평균 4년 1개월 돌봄중… 하루에 9.6시간 매달려야
부양 부담에 111명은 실직… "지원체계 구축 절실"
  • 입력 : 2019. 11.03(일) 10:4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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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DB

끝이 없는 치매노인 간병으로 10명 가운데 2명 이상은 생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지난 1일 제주도 근로자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초고령 사회에서 치매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정여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6개월 이상 치매노인을 부양하고 있는 부양자 4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양자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치매 정책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먼저 이들이 치매노인을 돌본 기간은 1~3년 40.8%, 3~5년 20.4%, 5~10년 16.4%로 평균 4년 1개월 동안 간병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노인과의 관계는 딸 30.9%, 아들 30%, 며느리 23.3%, 배우자 12.1%였으며, 하루 평균 돌봄 시간은 9.6시간에 달했다.

 치매노인을 돌볼 때 가장 힘든 점을 묻는 질문(중복)에는 실금·실변이 49.3%로 가장 많았으며, 야간 수면장애 44.1%, 거부적 태도 30.7%, 배회 및 이탈 25.3% 순이었다.

 이어 부양 부담에 대해서는 '치매 어르신 수발이 끝이 없다고 느껴짐', '가족간 갈등이 심화됨', '치매환자의 문제행동에 대한 대처가 어려움'이라는 문항을 선택한 경우가 대표적이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직장을 잃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조사 대상 가운데 111명(24.9%)이 치매노인 부양으로 인한 실직을 경험한 것이다.

 반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묻는 질문에서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의논한다'가 37%, '혼자 참고 넘긴다'가 35%로 대부분 소극적 해소에 그쳤다.

 이로 인해 '종종 슬프고 우울함'과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함'을 가장 큰 심리적 부담으로 선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치매 정책 중 확대가 필요한 사업을 묻는 질문에서는 치매안심병원 확충 11.4%, 주·야간보호 서비스 강화 11.2%, 방문간호·요양 10.3%, 치매 부양물품 제공 확대 8.4% 순이었다.

 정여진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부양자를 위한 특화사업·역량 강화 추진 ▷부양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체계 구축 ▷제주도 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 ▷재가노인복지시설 운영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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