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질그릇 낳은 도구의 울림을 기억하며

제주 질그릇 낳은 도구의 울림을 기억하며
심헌갤러리 기획 초대
  • 입력 : 2019. 10.31(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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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윤 도예전 '도구의 울림… 제주 질그릇' 출품작.

도예가 오창윤 개인전
전통적 제작기법 기반
현대적 소성법 등 연구


그가 처음 제주옹기 물레작업을 접한 해는 1998년 늦은 봄이다. 그의 나이 스물넷. 공예를 공부하고 있던 제주 청년이던 그는 그때 비로소 제주옹기를 만났다. 도예원에서 현무암으로 복원된 돌가마에 흙을 바르고 불을 때고 나뭇가지 묶음인 '섬피' 구하는 일을 도우며 설렘을 느꼈다. '제주다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그 일은 그의 작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돌가마 도예연구소를 운영하며 옹기제작에 전념해온 도예가 오창윤. 제주대 예술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학부 문화조형디자인전공 교수로 있는 그가 심헌갤러리의 '제주의 색을 담다' 기획전에 초청돼 도예전을 갖는다.

그의 열일곱 번째 도예전이 되는 이번 전시는 '도구의 울림… 제주 질그릇'이란 이름을 달았다. '제주옹기의 숙성실험과 용기개발에 관한 연구' 등 도예가를 넘어 학자로서 제주옹기를 들여다본 글도 도록에 담았다.

전시에 붙여진 제목처럼 도구와 질그릇이 나란히 나온다. 그는 제주옹기 전승 활동에 참여하거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전통적인 제작기법을 따르면서도 과학적이고 현대적인 소성기법을 부단히 연구하며 제주 질그릇을 빚어왔고 그 과정에 필요한 도구를 그의 손에 맞게 직접 만들어 썼다. 시간이 더해지며 제주다운 색채와 모습이 그려지듯 오 작가는 자신의 제작방식과 도구, 소성 방법이 비록 서툴지만 언젠가 '나 다움'으로 변화해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심헌갤러리를 운영하는 허민자 도예가는 그의 작업에 대해 "제주의 흙과 기후, 제주 사람들의 삶이 그에게 말없는 가르침을 주었고, 그 가르침은 힘든 제작과정과 실패의 과정을 거쳐 성공의 경험으로 축적되면서 제주 옹기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의 작품은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쉽게 쓰일 수 있고 옹기의 과학적인 장점을 잘 이용해 제작하면서도 미관으로는 장식성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전시는 10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64)702-1003.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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