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정 어렵다고 쥐어짜는게 능사 아니다

[사설] 재정 어렵다고 쥐어짜는게 능사 아니다
  • 입력 : 2019. 10.25(금)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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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늘 재정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새해 예산을 편성할 무렵이면 어김없습니다. 그래서 빠듯한 살림살이를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습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주도의 내년 살림살이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합니다. 세입은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세출은 증가하면서 재정운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2020년 예산편성과 관련 일반회계 재원분석 결과 가용재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우선 세입의 경우 지방세와 지방교부세가 감소하면서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취득세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차량등록 감소로 올해 5372억원에서 1170억원 줄어든 4202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지방교부세도 내국세 감소로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세출은 인건비와 조직운영 경비, 법적의무 경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국고보조금 증가에 따른 지방비 부담도 2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세입 대비 세출수요를 잠정분석한 결과 가용재원은 올해보다 3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도는 부족재원 확보를 위해 자체사업 10% 절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정부도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내년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제주도가 지난해 쓰지 못해 남긴 예산이 무려 82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이에 아랑곳없이 지난해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각종 사업비를 깎았습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각종 사업과 행사들이 그만큼 부실할 우려가 높다는 점입니다. 특히 불용액 문제가 심각한데도 '예산절감' 명목으로 무턱대고 쥐어짜는 것은 능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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