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철의 월요논단] 침체된 ‘스포츠 산업’을 살려야 제주경제도 살아난다

[정구철의 월요논단] 침체된 ‘스포츠 산업’을 살려야 제주경제도 살아난다
  • 입력 : 2019. 10.14(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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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끝났다. 일제 침략기 암울하던 시기인 1920년 제1회 전조선 야구대회를 시작으로 그동안 전국체육대회는 명실상부한 종합 스포츠 대회로서 엘리트 선수 발굴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왔다. 선조들은 스포츠를 통하여 애국 애족 정신을 계승해 왔고, 한국 전쟁이후에는 '체력은 국력' 슬로건으로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기도 했다.

세계사적으로도 스포츠는 국가 경제 발전과 그 궤를 함께 해왔다. 우리나라도 국가 주도하에 소위 엘리트 스포츠 중심에서 지금은 전 국민들이 직접 활동하는 생활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다. 생활 스포츠시대가 열리며 스포츠관련 산업이 형성되면서 스포츠 산업이라는 개념이 정착됐다. 제주도의 경우는 지자체들 중 최초로 행정에 스포츠 산업을 담당하는 부서를 설치 운영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크게 활용해왔다. 2002년 FIFA월드컵축구대회 유치를 계기로 제주도와 제주의 풍광은 전 세계적으로 홍보됐고 사회 간접시설들이 구비되며 스포츠 산업은 제주 경제의 한 축으로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다른 지자체마다 스포츠를 잘 활용하면 경제, 사회, 문화, 복지, 환경 발전에 유익함을 알게 되면서 앞 다투어 국제적인 대형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많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이 개최됐다.

그러나 한때 국내 스포츠 산업의 선두 주자였던 제주도는 지금 미미한 상태다. 한 때는 전지훈련 팀들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유익을 주기도 했으나 지금은 경쟁력을 잃은지 오래다. 신체장애를 극복한 스포츠인으로서 "나는 서브 쓰리를 꿈꾼다"(마라톤용어로서 마라톤 정규 거리인 42.195㎞를 세 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을 의미)는 책을 발간한 작가이기도 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겠다고 선거 공약까지 했으나 유치 움직임도 전혀 없고 오히려 원도정이 시작되면서부터 스포츠 산업 분야가 급격하게 위축돼 버렸다. 여러 가지 외적 요인도 있겠지만 스포츠산업 육성 정책이 보이질 않는다. 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 원 도정 2기에서는 스포츠 산업 정책에 변화를 기대했으나 지금까지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 이대로라면 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절대 부족한 도정으로 평가될 듯하다.

제주도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친환경 분야 스포츠 산업에서 국제적 경쟁력이 있으며 행정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한다면 침체된 제주경제에 큰 활력을 줄 수 있다. 때 마침 내년에 열리는 제32회 동경올림픽 대회가 제주 스포츠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벌써부터 전 세계의 이목이 동경올림픽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로 부정적인 전망이 심각하다. 대회가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나 방사능 노출이라는 위험은 출전선수와 관계자들만 아니라 올림픽 관광객들에게도 큰 고민이 되고 있다. 제주도가 이 부분을 잘 공략한다면 올림픽 참가팀들의 경기전 전지훈련지와 올림픽 관광객 유치에 크게 유리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제주도는 원지사가 공약했던 아시안 게임 유치를 성공시켜 관련 스포츠 시설들을 새롭게 확보한다면 상당한 건설 경기와 단번에 노후된 시설들을 정비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침체된 제주 경제와 스포츠 산업을 반전시킬 수 있는 호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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