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영숙 시인 등단 12년만에 첫 시조집

제주 김영숙 시인 등단 12년만에 첫 시조집
이웃에 귀기울인 삶의 풍경 펼친 '발가락 낙관'
  • 입력 : 2019. 10.02(수) 19:2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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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조간에 실린 짧은 시조 한 편에 마음이 열렸고 그 길로 낯선 시의 세계로 들어섰다는 시인. "누군가에게 위로나 용기가 되는 시 한 편" 쓰고 싶다는 제주 김영숙 시인이 첫 시조집을 냈다. 글상걸상에서 나온 '발가락 낙관'이다.

시인의 고향이 짐작되는 '망장포 선인장' 등 60편 가량이 실린 이번 시집은 등단 12년 만에 묶였다. 시 구절 하나 허투루 풀어내지 않는 시인의 태도를 미루어 알수 있다.

'무채가 채반에 앉아/ 사흘째 수련이다// 겨울 볕 몸부림 따라/ 하나씩 버리는 것// 아 그런, 그런 것이다/ 산다는 건 무말랭이'('겨울무의 명상법' 전문).

그의 시편은 일상과 탄탄히 밀착되어 있다. 밭을 일구거나 빨래를 하다, 때로는 숲길을 걷다 발견한 삶의 풍경들이 시조가 되었다. 하지만 거기엔 '나' 보다는 '이웃'이 더 많이 등장한다. "하루하루를 소금꽃 피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에 귀기울였고 시인은 그걸 받아쓰며 위안을 얻었다.

그 시를 읽은 고정국 시인은 "작품 하나하나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 각인되는 한 두 줄의 촌철이 숨어 있다"며 "원론보다 체험을 중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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