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신규항로?… "멸종위기종의 보고"

제주 해군기지 신규항로?… "멸종위기종의 보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등 30일 기자회견
신규 30도 항로에 법적보호종 9종 이상 서식 확인
  • 입력 : 2019. 09.30(월) 11:3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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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30도 항로에서 발견된 큰수지맨드라미. 사진=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제공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하 제주 해군기지)의 항로를 추가 지정·고시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항로에 멸종위기에 놓인 '산호충류'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제주 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등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해군기지의 신규 항로로 추진 중인 30도 항로를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제주도와 해군은 해군기지의 항로(항로법선 교각 30도) 추가 지정·고시를 추진하고 있다. 용역 조사와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국방부와 해양수산부 국비 예산 신청, 저수심 준설, 항로지정·고시에 따른 어업피해 등의 절차를 거쳐 신규 30도 항로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77도 항로로는 안정성 문제로 15만t급 대형 국제크루즈선과 항공모함(CVN급)의 입출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 30도 항로에서 발견된 큰산호말미잘. 사진=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제공

이에 이들 단체가 주축이된 '제주 연사호TF'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8월 30도 항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준설이 필요하다는 저수심 '암초'지역이 국내외 멸종위기 산호충류의 집단 서식지임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이 곳에서 발견된 ▷밤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둔한진총산호 ▷해송 등 6종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이었고, 빛단풍돌산호와 거품돌산호는 CITES(국제적 멸종위기종의 국가간 거래에 관한 협약) 지정 멸정위기종인 부속서 Ⅱ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신규 30도 항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과 천연기념물 421호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지, 서귀포해양도립공원, 해양수산부 해양보호구역을 모두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신규 30도 항로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 현상심의에서 부동의 됐다"며 "제주도와 해군은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추진을 즉각 중지하고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30도 항로는 15만t급 크루즈선 뿐만 아니라 항공모함도 이용하는 항로이며, 대형 선박 추진기에서 발생하는 와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면서 "이에 제주도정과 해군은 제주 수중 생태계를 악화시킬 신규 30도 항로 계획을 백지화하고 이미 훼손된 강정 바다의 생태를 회복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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