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지의 편집국 25시] 원 지사의 ‘원사이드’

[오은지의 편집국 25시] 원 지사의 ‘원사이드’
  • 입력 : 2019. 09.26(목)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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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가 지난 24일 '제2공항 관련 도민공론화 등을 요구하는 청원'을 최종 채택하면서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국면이 전환점에 섰다. 하지만 갈등 해소의 길로 향할지, 또 다른 갈등으로 치닫게 될 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도의회가 이날 열린 제37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한 청원은 도의회 차원에서 제주공항시설 확충과 관련 합리적·객관적 절차를 통해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사회적 공론화의 합의과정에 착수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도민 1만2838명의 서명이 담겨있다.

앞서 환경도시위원회가 격론 끝에 가결한 청원의 건에는 '제주도지사는 환경부가 국토교통부로 권고한 안대로 공론화를 추진하도록 공동의 노력을 하거나, 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이 부대의견으로 달렸다. 우선 도지사로 하여금 공론화를 추진하도록 촉구하고, 도지사가 수용하지 않으면 의회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원 지사가 '공론화 추진 불가' 입장을 밝혀 온 만큼 이 부대의견은 사실상 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원 도정에게는 압박이 될 수 있다.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청원 가결 환영 입장문을 통해 원희룡 도정은 "제주도민의 이름으로 제주도의회가 준 마지막 기회를 겸허히 수용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임시회 폐회 후 김태석 의장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에서도 여러 우려점이 제기됐다. 그 중에는 현재의 첨예한 찬반 갈등 상황에서, 결론이 어떻게 나든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 김 의장은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것을 원상회복시키는 것이다. 지사가 원사이드하게 찬성쪽으로 가버리니까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공론화 실행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 '원 지사의 원사이드'도 그렇다.

<오은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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