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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계 이 사람] (32)윤홍경숙 제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200편 꼬박 보고 고른 53편… 그 울림 나누고 싶어"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9.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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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된 제주여성영화제에 줄곧 몸담아온 윤홍경숙 제20회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포스터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진선희기자

한해 빼고 줄곧 영화제 지켜
기획단·프로그래머 등 활동

제주 여성 감독 양성·발굴
안정적 상영관 확보 등 바람
"지역여성영화제 교류 강화"

"영화는 굳어져있는 우리들의 의식을 깨는 도끼 같아요. 때로는 한 번의 토론회보다 한 편의 영화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제주여성영화제는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를 매개로 지역사회에 성평등한 문화를 확산하려 겁없이 뛰어들었다. 그는 한 해를 빼면 늘 제주여성영화제와 함께였다. 제주여민회 조직간사, 사무국장을 지내다 2008년 퇴직해 잠시 필리핀에 머물렀던 때를 제외하곤 매년 영화제를 준비하고 이끌었다. 30대 초반에 인연을 맺은 이래 20년 가까이 영화제에 몸담아온 윤홍경숙 제20회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이다.

2000년 7월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첫발을 뗀 영화제는 해를 거르지 않고 이어져왔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탄생 이듬해에 지방에서 생겨난 여성영화제다. 초창기엔 7월 여성주간에 맞춰 영화제를 진행했고 2011년부터는 9월에 주로 치러지고 있다. 첫해 7편이던 상영작은 20회인 올해 53편까지 늘었다. 한해 유료 관객이 총 2000명에 달할 만큼 양적으로 성장했다.

기획단, 프로그래머를 거쳐 3년 전부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홍경숙 위원장은 영화제가 가까워오면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과 많게는 200편의 영화를 일일이 찾아 보고 그해 여성운동의 핵심을 담아낸 작품을 중심으로 4분의 1 정도를 추려낸다. 그래서일까. 지난 16일 제주여성영화제 프로그램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번에 놓치면 아까운 상영작을 공들여 소개했다. 여성들이 만든 영화를 통해 "익숙하면서도 불편하고, 낯설지만 새롭고 흥미로운 것들에게 말을 걸고, 사유하며, 연대하고, 해방되는 짜릿한 공감을 경험한다"는 그는 더 많은 관객들과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했다.

9월 24일 막이 올라 6일 동안 일정을 펼치는 여성영화제는 어느새 성년을 맞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동안 아홉 번이나 영화제 장소를 옮겨왔던 터라 안정적인 상영관 확보가 시급하다. 재정이 뒷받침된다면 상근 인력을 두고 영화제 사무국을 상시 운영하는 일 역시 오래된 바람이다. 여성영화제가 앞으로 섹션을 확장하려는 단편경쟁 '요망진 당선작'을 통해 제주지역 여성 감독을 양성하고 발굴하는 일도 장기적인 과제다.

윤홍경숙 집행위원장은 이같은 문제를 헤쳐가기 위해 광주, 부산, 인천 등에서 개최되는 여성영화제 활동가들이 참여한 '지역여성영화제 네트워크'와 교류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느슨한 연대 모임이지만 여성영화 배급, 영화제 전문 기획, 역량 강화 등 공동 프로그램 구축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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