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족-이웃과 함께하는 한가위 보내세요

[사설] 가족-이웃과 함께하는 한가위 보내세요
  • 입력 : 2019. 09.12(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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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3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추석은 풍요로움을 상징합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맛있는 과일들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성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가을장마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그런 추석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추석을 맞는 농민들의 상심이 클 것입니다. 불과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불어닥친 제13호 태풍 '링링'이 많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하우스 감귤이 강풍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콩과 메밀 등 수확기에 접어든 작물들은 거의 쑥대밭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파종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당근·감자·마늘·양배추·브로콜리 등도 폐작 수준입니다. 애써 키운 일년 농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물론 농민들만 힘든 것은 아닙니다. 추석 대목을 맞았지만 전통시장도 울상짓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 상인은 "작년에 비해 손님과 매출이 절반 줄어든 것 같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우울한 소식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맘 때면 훈훈하게 전해지던 이웃에 대한 나눔의 손길도 거의 끊겼다고 합니다. 서로 온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풍속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추석은 함께 즐기는 명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명절이 오히려 더 외롭고 서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들을 한번쯤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시름에 빠진 농민들을 북돋울 수 있는 위로의 한마디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이웃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정겨운 추석이 됐으면 합니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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