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추진에 서귀포의료원 무너질 수 있다"

"위탁 추진에 서귀포의료원 무너질 수 있다"
10일 의료원장 "서명 운동 등 위탁 추진으로 의료진 확보 더 어려워져"
응급실 찾았다 제주시권으로 전원 환자 한달 77명꼴로 시민신뢰도 낮아
  • 입력 : 2019. 09.10(화) 15:51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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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이 서귀포시청 기자실을 찾아 서귀포의료원 제주대병원 위탁·운영과 관련해 서귀포의료원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태윤기자

서귀포시가 시민들로 구성된 서귀포의료원 제주대병원 위탁·운영 추진위원회와 함께 서귀포의료원의 제주대병원 위탁·운영을 적극 추진중인 가운데, 서귀포의료원은 이같은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은 서귀포시청 기자실을 찾아 "8월부터 (서귀포의료원의) 위탁·운영 문제가 불거진 뒤 의료원이 흔들리고 있다"며 "의료원에 오기로 했던 신장내과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최근 마음을 바꾸는 등 의사들과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소아청소년과는 8월1일부터 진료의사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소아청소년과가 무너지면 분만 산부인과도 무너진다"며 "의사들이 오지 않고 지금 있는 의사들마저 떠난다면 위탁하기도 전에 서귀포의료원이 무너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지난 7월까지 의료원 진료수익이 전년 대비 월평균 5억7000만원 증가했는데 위탁·운영 사안이 불거진 8월에는 1억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 "서귀포의료원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의료원을 이용하는 환자들과 시민들이 입게 된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국내에서 위탁운영 성공사례로 거론되는 마산의료원의 경상대병원 위탁 운영에 대해서도 "창원은 인구가 100만이 넘는 대도시이며 창원 경상대병원과 마산 삼성병원 등 대형병원이 두 곳 있어 마산의료원은 서귀포의료원처럼 큰 응급실도 필요없고, 산부인과가 있어도 분만을 거의 하지 않고심혈관센터도 없다"며 "그래서 수익이 나는 진료과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귀포의료원이 마산의료원처럼 적자가 많이 나는 심혈관센터, 24시간 분만 산부인과, 도내에서 유일하게 연중 24시간 응급치료가 가능한 고압산소치료센터 등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을 찾았던 환자 가운데 제주시권 병원으로 전원한 환자가 한달 평균 91명에 이르고, 올들어서도 7월까지 77명이 전원하는 등 시민들의 의료원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는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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