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돼지 이용 치매복제돼지 생산 성공

제주흑돼지 이용 치매복제돼지 생산 성공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치매연구 미국특허 획득
세계 최초 인간 치매유발 유전자 3개 동시 발현
박세필 교수 "치매 원인 규명·신약 개발 새 전기"
  • 입력 : 2019. 09.09(월) 14:15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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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9일 기자회견을 열어 '3개의 인간 치매유발유전자'가 발현되는 치매복제돼지 생산에 성공해 미국특허를 획득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종합]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가 세계 처음으로 제주흑돼지를 이용해 인간 치매유발 유전자 3개가 동시에 발현되는 형질전환복제돼지 제작기술에 성공해 미국특허를 취득했다.

 농촌진흥청과 제주대학교는 우장춘프로젝트 성과로서 '3개의 인간 치매유발유전자'가 발현되는 치매복제돼지 생산 관련 미국특허가 등록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연구과제인 '우장춘프로젝트' 일환인 '알츠하이머 질환모델 돼지개발과 후성유전체 연구(연구책임자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로 수행됐다.

 이날 취재진을 상대로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치매돼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일련의 실험 과정을 보여준 박세필 교수는 "제주흑돼지 암컷성체 난자에 전기융합 기술을 통해 인간의 치매유전 인자를 집어넣은 세포를 넣어 임신과 출산까지 성공시킨 것"이라며 "이렇게 태어난 치매돼지는 전형적인 인간의 치매현상을 드러내 유전학적·행동학적으로 치매 증상을 보인다는 걸 학문적으로 증명해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세계적으로 유전자 연구에는 미니어처피그가 많이 사용돼 로얄티를 지급해야 하지만 제주흑돼지는 아직 어느곳에서도 특허가 출원되지 않은 제주의 토종 자원"이라며 "이번에 취득한 제주흑돼지 연구결과를 치매연구에 활용한다면 제주도와 제주대가 100% 특허 수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 연구팀은 사람에게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3개의 유전자를 가진 체세포 복제돼지 '제누피그'를 생산하고, 관련 기술이 미국특허를 받았다고 9일 전했다. 제누피그라는 이름은 제주국립대학교(Jeju National University Pig)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치매 증상을 가진 대가축 동물 모델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으로, 치매 치료제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대 박세필 교수팀 제공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치매환자는 약 5000만명이며, 고령화로 말미암아 2030년에는 8200만명, 2050년에는 1억3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알츠하이머질환(AD)은 EU를 포함한 미국과 일본 시장이 2017년 90억달러, 2023년 133억달러, 2050년 1조달러 수준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시장은 현재 약 700억원 정도이지만 98%를 수입 의약품에 의존하고 주로 다국적 제약회사(도바티스, 얀센 등)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질환 발병기전연구 및 신약개발 연구에는 쥐 등 소동물 모델이 이용되고 있지만 동물 분류학적 종 특이성 때문에 인체 생리학적 내분비학적 특성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연구 결과의 인체 적용에는 문제가 많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돼지와 같은 중·대동물을 이용한 질환모델 생산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AD 유발 주요 유전자로는 APP, PSI, Tau가 있으며, 유전자의 아미노산 서열에서 돼지는 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과 유사성이 매우 높아 모델동물로 적합하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3개의 AD 유발 유전자가 동시에 과발현되는 질환모델 돼지 생산은 전무하기 때문에 이 기술의 개발은 치매 원인 규명 및 신약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국제학술저널 'PLOS ONE' 2017년 6월호에 게재됐으며, 2017년 국내 특허 등록에 이어 2019년 6월에 미국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특허법인이 이번 특허기술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예상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추정치를 적용했을 때 향후 기술이 완성된 시점을 기준으로 2024년부터 9년간 4조4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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