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3박 4일 동안 선물을 안겨준 소록도

[열린마당] 3박 4일 동안 선물을 안겨준 소록도
  • 입력 : 2019. 08.29(목) 00:00
  • 김도영 수습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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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슴 모양을 닮았다는 그 이름도 예쁜 소록도. 소록도는 전남 고흥 녹동항으로부터 몇 백 미터 거리에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하지만 예쁜 이름의 뜻보다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섬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아름다운 소록도에서 제주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3박 4일간의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 한센병은 과거에는 감염병으로 분류됐으나 요즘에는 의학 기술이 발달해 전염될 위험이 매우 낮다는 것, 자발적으로 신청한 봉사인만큼 그곳에서 할 일은 자신이 직접 찾아서 해야 한다는 것 등에 유념하며 봉사활동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소록도는 1916년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제가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격리했다고 하지만 실제는 감금이었다. 유전과 전염이 된다는 이유로 가족조차도 멀리 떨어져 한 달에 한 번 먼발치에서 눈으로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아픔이 서린 수탄장이라는 길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곳에서 소록도 주민 몇 분을 만나게 됐다. 대개 나이 드신 분들이었고, 그 중의 대다수는 휠체어를 타고 계셨다. 지나가며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마을의 잡초를 정리하거나 해변에 떠밀려온 쓰레기를 줍는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하루 3~4시간 동안 서 있으니 힘든 점도 있었지만 우리의 활동으로 소록도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은 편해지고, 자연도 깨끗해진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그동안 환우 분들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었다. 또 대화가 원활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고 타인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 소록도에서 나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고제희 제주중앙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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