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의 굴욕… 밤 되면 쓰레기통 전락

화분의 굴욕… 밤 되면 쓰레기통 전락
연동주민센터 지난 6월 누웨마루거리 경관 위해 설치
상인들 "경관 해치고 악취까지 발생… 행정 관리 부실"
  • 입력 : 2019. 08.20(화) 18:14
  • 김현석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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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꽁초와 음료수 병 등 각종 쓰레기들로 가득한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의 화분들. 김현석기자

제주의 대표 명소 중 하나인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가 행정의 관리 부실과 시민의식 부재로 인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밤 10시 다양한 먹을거리와 즐길거리가 모여있는 누웨마루거리에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이곳에 새롭게 설치된 화분 110여개에는 각종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어 마치 쓰레기통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이 화분들에는 담배꽁초와 마시다 만 커피가 남아 있는 1회용 플라스틱컵(테이크아웃용), 그리고 음료수병 등 온갖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분들에서는 꽃내음이 아닌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일부 화분에서는 심어진 나무들이 이미 죽은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화분 110여개는 제주시 연동주민센터가 누웨마루거리 경관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사업비 5000만원을 투입해 설치한 것이지만 행정당국의 관리 부실과 함께 실종된 시민의식이 더해지면서 설치된 지 불과 2개월여 만에 쓰레기통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곳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김모(38)씨는 "거리를 아름답게 만든다며 두 달 전쯤 설치됐는데 오히려 미관을 해치고 악취까지 발생시키고 있다"며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피해서 다니게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이모(44)씨는 "이전에 다른 화분도 있었지만 상인들의 불편 민원으로 인해 치웠었는데 상인들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또다시 화분을 설치했으면 행정당국이 관리라도 잘해야 할 것인데 너무 한심하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연동주민센터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현장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파악했으며 상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관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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