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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와 문학] (14) 김시종 장편시집 '니이가타'
"흘러 떨어진 육체… 바다 자갈이 운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7.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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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김시종 시인은 1949년 제주 바다 건너 일본으로 밀항한 작가로 장편시집 '니이가타'엔 바다를 주요 모티프로 제주4·3의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

1949년 제주 바다 건너기 전
청소년기 목격한 4·3의 참상
지난 4월 주정공장 터 증언


1929년 12월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다. 제주도로 이주한 해는 1935년. 제주에서 해방을 맞은 그는 제주도 인민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등 민족사를 재응시하고 운동에 투신한다. 젊은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 제주4·3 당시 봉기에 참여했고 병원 등에 숨어지내다 일본으로 밀항했다. 1949년 6월 6일, 그는 제주 바다를 뒤로 하고 아무런 연고 없는 타국에 혈혈단신 발을 딛는다. 김시종 시인이다.

시인은 지난 4월과 5월 제주에 있었다. 지난해 심부전증으로 고비를 넘겼던 시인이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연거푸 제주를 방문한 건 지난 기억이 여전히 강하게 그를 붙들고 있기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71주년 4·3 추념식을 하루 앞둔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터에서 시인은 청년 시기 목격한 참상을 어렵사리 꺼내놓았다.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묻게 만드는 비참하고 끔찍한 그 양상은 1959년 전후 집필됐고 1970년 일본어로 출간된 장편시집 '니이가타(新潟)'에 담겨있다.

이 시집은 일본에서 나온 후 약 45년 만인 2014년에야 한국어로 번역돼 우리 곁에 왔다. 시인은 '유려하고 교묘한 일본어에 등을 돌리는' 시 작업을 해왔다. 매끄럽지 못한 일본어로 쓰여진 그의 시는 그래서 사적 심정의 표출에 비중을 두는 일본 시단과는 거리가 멀다.

'간기(雁木)의 노래', '해명(海鳴) 속을', '위도(緯度)가 보인다' 등 3부로 짜여진 시집에서 바다는 미지의 땅으로 연결되는 통로이면서 추악함을 감춰놓는 장소가 된다. 시집 표제인 니가타 역시 바다를 끼고 있는 지명이다. 1960년 전후 북한 귀국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던 시절에 니가타항에서 귀국선이 출항했다.

'애타게 기다리다/ 물가에서/ 조각상이 돼버린/ 소년의/ 울적한/ 기억으로/ 종일/ 파도가/ 무너진다./ 바닷바람 속을/ 흔들리고/ 퍼지며/ 소년의/ 작은 가슴에서/ 부글부글/ 깊어져 가는 것은/ 바다다.'

2부 '해명 속을'에는 특히 그에게 '동판에 박아 넣듯' 새겨진 4·3의 잔상이 있다. 시인이 4월 주정공장에서 들려줬던 그 내용이다.

'삼삼오오/ 유족이/ 모여/ 흘러 떨어져가는/ 육체를/ 무언(無言) 속에서/ 확인한다./ 조수는/ 차고/ 물러나/ 모래가 아닌/ 바다/ 자갈이/ 밤을 가로질러/ 꽈르릉/ 울린다.'

시인이 써놓은 '흘러 떨어져가는 육체'는 4·3 때 게릴라로 몰렸던 사람들이 철사에 묶여 바다에 던져졌다 며칠 후 해변에 밀려온 모습이다. 김 시인은 일본의 한 강연에서 그 시신들을 두고 '바다 속에 잠겨 있었던 탓인지 몸이 콩비지처럼 되어' 버렸다고 표현했다. 그의 바다엔 건너지 못한 채 난파한 배가 떠다닌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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