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많은 비 내렸는데도 인공함양 안된다니

[사설]많은 비 내렸는데도 인공함양 안된다니
  • 입력 : 2019. 07.25(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 하천은 평상시 물이 없는 건천입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말랐던 하천이 풍부한 유량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하천에 모인 빗물이 거의 바다로 흘러든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바다로 빠지는 하천 유출수를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자원화하는 지하수 인공함양사업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7개 기관과 함께 2007년 4월부터 2011년까지 55억원(국비 30억원)을 투입해 지하수 인공함양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사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가뭄과 용수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공동으로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됐습니다.

우선 1단계로 2009년 8월 제주시 한천 제2저류지에 심도 35~48m, 직경 400㎜의 인공함양정(물 주입관) 10공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어 2010년 한천 제1저류지(저류용량 43만3000t) 내에 10개의 인공함양정을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태풍 '다나스'가 제주에 1000㎜ 넘는 기록적인 비를 뿌렸으나 한천 제1·2저류지에 설치된 인공함양정을 통한 지하수 함양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적잖은 예산이 투입된 지하수 인공함양사업이 효과를 못본 겁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인공함양정 설치가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이번 태풍 때 많은 비가 내렸는데도 함양할 빗물이 흘러들지 않았다면 말이 안됩니다. 인공함양정을 근본적으로 잘못 설치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참에 지하수 인공함양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제 사업을 시작한지 1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과연 지하수 인공함양에 효과가 있는지 철저한 분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인공함양사업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더 이상 끌지 말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03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