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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의 시(詩)로 읽는 4·3] (18)이덕구 산전(정군칠)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7.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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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엿새 4월의 햇, 살을 만지네

살이 튼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가죽나무 이파리 사시나무 잎 떠는 숲

가죽 얇은 내 사지 떨려오네



울담 쓰러진 서너 평 산밭이

스물아홉 피 맑은 그의 집이었다 하네

아랫동네를 떠나 산중턱까지 올라온

아랫동네 사기사발과 무쇠솥이 깨진 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네

그 숲에나 잡목으로 서,

살 부비고 싶었네

그대 한 시절에 무릎 꿇은 것, 아니라

한 시절이 그대에게 무릎 꿇은 것, 이라

손전화기 문자 꾹꾹 눌렀네



산벚나무 꽃잎 떨어지네

음복하는 술잔 속 그 꽃잎 반가웠네

그대 발자국 무수한 산 밭길의 살비듬

어깨 서서히 데워주었네

나 며칠 북받쳐 앓고 싶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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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구산전(山田)은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천미천을 지나 바로 오른편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 한참 가다 내창을 건너 올라가면 나온다. 원래는 산으로 은신했던 봉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주민들이 귀순한 1949년 봄 이후엔 이덕구(李德九) 부대가 주둔했다. 속칭 '시안모루', '북받친밭'이라 불리는 곳이다. 움막을 지었던 흔적이 남아있고 음식을 해 먹었던 무쇠솥과 그릇들이 남아있다. 후세대들이 이름 붙인 이덕구산전.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든 아름답고 아련하다.

이덕구는 어릴 때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의 미쓰메이칸(立命館) 대학 경제학부 재학 중 관동군에 입대하였다. 1945년 귀향한 뒤 조천중학원에서 역사와 체육을 가르쳤다. 얼굴은 살짝 곰보이며 미남형이었다. 늘 목소리가 컸으니 이는 미군정에 의해 구인되어 고문을 받을 때 고막이 파열되었기 때문이다. 입산하여 인민유격대 3·1지대장으로 제주읍·조천면·구좌면에서 활동했다. 김달삼(金達三)이 1948년 8월 21일 황해도 해주에서 열린 남조선인민대표자대회에 참석한 뒤 남로당제주도위원회 군사부장과 인민유격대사령관 직책을 이어받았다. 1949년 6월 7일 16시 화북지구 제623고지에서 사살되었다. 자살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당시 그의 나이 29세.

<김관후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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