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10) 지하수 인공함양

[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10) 지하수 인공함양
하천 유출수 잡는 지하수 인공함양… 효과 검증 선결돼야
  • 입력 : 2019. 07.15(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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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 2저류지에 설치된 인공함양시설

제주시 한천 1·2저류지에 200만t 인공함양정 설치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국비 등 55억원 투입
탁도 발생·유지비 문제로 2017년 자연필터형 교체
실내 테스트 효과 입증… 현장실증 효과는 진행중


제주특별자치도는 바다로 흘러가버리는 하천유출수를 관정을 통해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해 저장하는 지하수 인공함양 사업을 추진했으나 함양 효과는 검증되지 않고 있다.

제주의 모든 하천은 평소에는 물이 하나도 없다가 비가 많이 올 때는 급류를 형성,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는 하천으로 탈바꿈한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중앙은 고지가 높고 섬 주변은 낮아 비가 내리면 급속히 바다로 빠져나가고 비를 가둬도 구멍이 뚫린 화산암을 통해 물이 땅 속에 스며 버린다.

하천 유출수를 활용한 지하수 인공함양시설

제주도는 이런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집중 강우 때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빗물을 지하수로 유도하는 자원화에 나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7개 기관과 함께 지난 2007년 4월부터 2011년까지 55억원(국비 30억원)을 투입해 인공함양 사업을 추진했다.

지하수 인공함양 사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가뭄과 용수수요 증가에 대비함과 아울러, 무의미하게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하천유출수의 활용방안 마련을 위해 정부(교육과학기술부·국토해양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와 공동으로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으로 진행됐다.

한천 1저류지에 설치했던 인공함양시설

1단계로 지난 2009년 8월 제주시 오등동 한천 제2저류지에 심도 35~48m, 직경 400㎜의 인공함양정(물 주입관) 10공을 설치 완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한천 제2저류지 각 함양정에는 전동식 밸브, 탁도 및 수위 측정기 등을 장착한 자동제어시스템을 설치했다.

제주도는 이들 함양정을 통해 연간 100만t이 인공 함양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양은 도민 7000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가정집 상수도 기본 요금으로 환산하면 연간 21억원이다.

한천 상류유역(해발 500m, 탐라교육원 인근)의 최근 6년간(2004~2009년) 홍수 유출률은 평균 22%. 상류에서 하류로 유출되는 연간 빗물 유출량은 평균 713만t, 최대 1440만t이다. 집중호우 때 한천 상류인 탐라교에서 하류에 위치한 해발 38m 오라동 우리식품 인근까지 10㎞ 거리를 흐르는 데 걸린 평균 시간은 2.9시간이다.

한천 2저류지 전경

한천 유출수 수질은 전기 전도도 및 음·양이온(Ca2+, Mg2+, Na+, K+, Cl-, SO42- 등)은 빗물과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탁도는 유출 시간 및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유출 초기에 높은 값을 보인 후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감소하고 유출강도가 클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제주도는 한천 제2저류지의 가능량 평가 결과 바닥에 설치한 인공함양정 1공(심도 48m)을 통해 1일 최대 1만7000t 인공함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제주도는 2010년 한천 제1저류지(저류용량 43만3000t) 내에 자동제어시스템을 부착한 10개 인공함양정을 추가로 설치했다.

한천 제2저류지와 마찬가지로 각 함양정에는 전동식 밸브, 탁도 및 수위 측정기 등을 장착한 자동제어시스템을 설치했다.

제주도는 한천 1·2저류지를 통한 지하수 인공 함양량을 200만t으로 예측했다.

도내 하천유입 빗물 바다유출 모습.

하지만 인공함양에 문제가 발생했다. 탁도가 심한 하천수가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았다. 펌프작동을 위한 전기요금 등 유지관리비도 문제로 부각됐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기존 전동식 밸브 등 시설들을 철거하고 지난 2017년 인공함양정(물 주입관) 유입구를 자연필터형으로 교체했다. 이후 인공함양효과는 검증하지 못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저류지에 설치된 인공함양시설을 운영하면서 인공함양효과와 문제점을 분석한 결과 탁도에 문제가 발생했고 전기모터를 돌리면서 막대한 유지관리비가 들어가게 됐다"며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7년 자연필터형으로 교체했다. 실내에서 실험한 결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한천 저류지에 물이 차지 않아 함양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지 못했지만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공함양시설의 인공함양 효과(하류지역으로의 이동시간 및 함양에 의한 지하수위 상승량 등)를 분석하고 문제점으로 파악된 사항은 개선해 제주에 적합한 인공함양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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