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살해' 고유정 범행 과정 사진으로 남겼다

'전남편 살해' 고유정 범행 과정 사진으로 남겼다
전 남편에 졸피뎀 먹인 직후 사진 2장 촬영해 저장
여객선에서 시신 유기하기 전에도 사진 찍어 간직
현 남편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사진 남기는 습관"
  • 입력 : 2019. 07.03(수) 13:2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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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전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사진 찍은 이유 묻는 질문에 계속해서 진술 거부중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여)이 범행 과정을 사진으로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제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고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가운데 3장이 중요 증거로 판단됐다.

 사진 3장 가운데 2장은 5월 25일 오후 8시10분쯤 제주시 조천읍 소재 펜션에서 나란히 찍혔다. 첫 번째 사진은 펜션 내부에서 출입문을 향해 촬영한 것인데, 가운데에는 '8시10분'을 가르키는 시계, 오른쪽 하단에는 전 남편인 강모(36)씨의 흰색 신발이 찍혀 있었다.

 두 번째 사진은 펜션 부엌에서 찍힌 것인데, 싱크대 위에는 그릇 2개와 즉석밥 용기 2개 등 총 4개의 빈 그릇이 놓여있고, 일부 그릇에는 카레가 묻어 있었다. 특히 그릇 오른쪽에는 고씨가 졸피뎀을 보관했던 분홍색 파우치가 확인되면서 검찰은 고씨가 강씨에게 음식물에 졸피뎀을 섞어 먹인 후 이 장면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사진에 대해 고씨에게 촬영 이유를 물었지만 "기억이 파현화돼 일체의 진술을 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마지막 사진은 5월 28일 오후 8시54분쯤 제주에서 완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찍었다. 피해자 시신 일부가 담긴 여행용 가방을 촬영한 것이다.

 촬영 후 고씨는 오후 9시29분부터 34분까지 5분 동안 여행용 가방 안에 든 검은봉지 5개를 바다에 버렸다. 이 과정에서 고씨는 다른 탑승객이 없는 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차례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의붓아들 사망사건 고소 관련으로 현 남편 A(38)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유정이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사진으로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고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하나씩 분석해 범행 과정에 찍었을 것으로 보이는 3장을 주요 증거로 결정했다.

 또한 검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에게 졸피뎀을 먹인 방식을 정확히 특정하기 위해 압수물 가운데 일부를 대검찰청에 재감정 의뢰했다. 또한 졸피뎀이 특정 음식이나 음료에 들어갈 경우 발현되는 효과와 지속 시간 등에 대해서도 전문의에게 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한 번도 졸피뎀을 처방 받은 사실이 없다"며 "하지만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에 고씨가 음식물 혹은 음료수에 몰래 넣어 피해자에게 먹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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