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바다거북 잇따라 '수난'

제주에서 바다거북 잇따라 '수난'
지난 24일 하루새 그물 걸려 구조·목 막혀 폐사
부검 결과 목에서 항문까지 해조류·쓰레기 가득
국제환경단체 나서 모니터링·원인조사 나서기로
  • 입력 : 2019. 06.26(수) 16:2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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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굴동포구 해안가에서 폐그물에 걸린 채 발견된 붉은 바다거북. 사진=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바다거북 2마리가 하루새 숨지거나 죽기 직전에 발견되는 등 제주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급기야 원인 조사를 위해 국제환경보호단체가 나섰다.

 지난 24일 오후 1시20분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굴동포구 해안가에서 붉은 바다거북 1마리가 탈진한 상태로 발견됐다. 바다에 떠다니던 폐그물에 몸이 걸리면서 옴짝달싹 못한 상태로 해안가까지 밀려온 것이다.

 다행히 이 거북은 출동한 해경에 의해 그물이 제거된 뒤 해양수산부에서 지정한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인 성산 아쿠아플라넷에 맡겨졌다.

 같은날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해안가에서는 푸른 바다거북 1마리가 폐사된 채 발견됐다. 사체를 인수한 WWF(세계자연보호기금)는 다음날인 25일 부검을 실시했으며, 목에서 항문까지 가득 찬 해조류와 문어, 쓰레기 등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3월 25일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포구에서 폐산된 채 발견된 푸른 바다거북에 대해 국립생태원이 지난달 부검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이 밖에도 지난 3월 25일 오전 10시19분쯤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포구에서도 푸른 바다거북 사체가 발견됐다. 이 거북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부검이 실시됐는데, 귀덕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거북이와 마찬가지로 위장에 해조류와 쓰레기 등이 들어차 있었다.

 제주에서 거북이 구조되거나 사체로 잇따라 발견되면서 원인을 밝히기 위해 WWF가 나서기로 했다.

 귀덕리 해안가 거북이 사체를 부검한 WWF 소속 이영란 수의사는 "앞으로 제주에서 발견되는 바다거북 사체에 대해 부검을 실시해 연이은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힐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거북은 해조류를 주로 먹기 때문에 바다에 버려진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참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2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제주에서 발견된 붉은·푸른 바다거북 4마리를 부검한 결과 2구의 뱃속에서 쓰레기 수십 여개가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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