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명 '제주작가'로 펼쳐놓은 제주미술사

99명 '제주작가'로 펼쳐놓은 제주미술사
도립미술관 10주년 기념
  • 입력 : 2019. 06.23(일) 18:3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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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미술관 제주작가 조명전에 나온 강요배의 '운광(雲光)'.

60년대 출생 전후로 구분
1~2층에 대표작 등 전시
초대 작가 선정 기준 모호
"당대 작가 연구 지속 보완"


'제주작가' 99명의 대표작으로 제주미술사를 담아내려는 전시가 있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최정주) 개관 10주년 제주작가 조명전이다.

'99+1'이란 이름을 단 이번 전시에는 작고작가 변시지 문기선 양창보 김택화에서 신진 작가들까지 초대됐다. 출생 연도로 따지면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른다. 평면·입체 등 초대 작가들의 대표작은 물론 작가의 작업실, 무빙아트 등을 더한 파노라마 영상실 등을 꾸며 여러 경로로 제주미술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전시는 제주를 대표하는 공립미술관에서 제주미술사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자리로 기대가 컸다. 미술관에서는 "99의 수(99명)는 방대하고도 다양한 제주작가의 예술세계를 모두 수렴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가장 많은, 그러나 미처 못채운 미완'이라는 의미를 담은 상징적인 숫자'라며 "당대 작가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시에 쏠린 부담감을 표현했다.

그럼에도 '제주작가'의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활발히 구축해온 작가'로만 명시했는데 제주 출신이거나 제주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강광 강태석 양인옥 한명섭 등이 누락됐고 70년대 생으로 '제주 청년작가'로 주목받아온 몇몇 작가도 명단에 없다. 이미 미술관에서 조명했거나 초대 예정인 작가는 제외했다고 하지만 그에 해당하는 일부 미술인이 포함된 터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영훈의 '사발'.

1~2층 전시실을 '6082 작가'(1960~1982년 출생), '~59 작가'(작고작가와 1959년까지 출생)로 나눴는데 이 역시 설명이 필요해보인다. 60년대 출생 세대가 도내외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시기가 대학 졸업을 감안해 80년대라고 했을 때 제주미술사를 크게 80년대 전과 후로 구분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2층 전시실 초입에 세운 '제주미술사 연표'와 전시 구성도 긴밀히 연계되지 않았다. 제주도 최초 서양화(1930년 김광추의 '풍경'), 제주도 최초의 서양화가(김인지)로 소개한 작품은 초대 작가들의 전반적인 활동 시기와 안맞아 빠졌다 하더라도 어느 시기 '제주 대표 작가'로 제시한 작가들도 정작 전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1일 막을 연 '99+1'전은 9월 15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64)710-4300.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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