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계획 정황… 고유정 '완전범죄' 꿈꾼 듯

드러난 계획 정황… 고유정 '완전범죄' 꿈꾼 듯
범행 사흘 전 칼·봉투·청소도구 다량 구입
핸드폰으로는 '시신 유기 방법' 검색 하기도
  • 입력 : 2019. 06.09(일) 13:53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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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고유정이 칼과 표백제 등 범행에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을 구입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해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여)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확인됐다. 범행 사흘전 마트에서 칼과 청소도구 등을 구입하는 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9일 제주동부경찰서가 공개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고씨는 5월 22일 오후 11시쯤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을 보면 고씨는 표백제 3개와 고무장갑, 칼, 도마, 종량제 봉투, 청소용 솔, 먼지제거 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구입한 물품으로만 보면 고씨는 범행부터 시신 훼손, 청소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씨는 지난달 18일 전남 완도항에서 배편을 통해 차를 몰고 제주에 입도했다. 이후 일주일이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친정에 맡긴 아들(6)과 전 남편 강모(36)씨와 함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들어갔다. 이는 양육권을 갖고 있는 고씨를 상대로 강씨가 법원에 가사소송(면접교섭권)을 제기해 한 달에 두 번씩 아들을 볼 수 있는 권리를 얻음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고씨가 펜션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전화로 '살인도구', '니코틴 치사량', '시신 유기 방법' 등을 검색한 정황도 확인됐다.

 9일 기자들과 만난 박기남 동부서장은 "수사에서 드러난 정황을 보면 고유정은 완전 범죄를 꿈꾼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얼굴을 드러낸 고유정. 송은범기자.

한편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같은달 28일 제주항에서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는 등 도주 행각을 이어왔지만 지난 1일 충북 청주시의 거주지에서 경찰에 체포된 뒤 4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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