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의 한라시론] 제주포럼 통해 본 미중관계 전망과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

[김장환의 한라시론] 제주포럼 통해 본 미중관계 전망과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
  • 입력 : 2019. 06.06(목)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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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14회 제주포럼은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국제행사의 하나로 예년과 같이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성황리에 거행되었다. 매년 세계적 석학, 전직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제주도민들에게는 관심 있는 세션을 찾아 국제정세 등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제공된다.

제주포럼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국제적 위상 제고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정부도 제주포럼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정책방향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조화를 이루며 국제적인 공감대를 구축하고, 명실상부한 국제평화포럼이 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기대해 본다.

많은 세션이 동시에 개최되는 경우가 많아 다 참여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외교안보부문에서는 시기적절하게 미중무역전쟁과 북한 비핵화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 두 분야는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단기간 내에 해결방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논의하고 전망한대로 정세가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논의하는 것은 국제적인 공동 인식을 통해 보다 근원적 대비를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현재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미중관계의 미래를 묻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한반도의 운명'세션에서는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를 예상하면서 세계질서 재편을 전망했던 영국 캠브리지대 선임연구원이며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의 저자 마틴 쟈크와 미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예정된 전쟁'을 저술한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참석이 눈길을 끌었다. 세션 시작 전에 그들이 저술한 북사인회는 성황을 이루었다.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새로운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끼고 무력을 통해 두려움을 해소하려 하면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중국과 미국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내년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하고, 트럼프 미대통령이 속았다고 판단하면 북한미사일 발사대를 공격하게 되고, 북한은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며, 이는 또 "미중국간 원치 않는 전쟁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문재인대통령의 북미정상 회담 주선은 이러한 우려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마틴 쟈크 교수는 미중관계에서 중국의 총생산은 구매력으로 볼 때, 미국을 이미 추월했고, 미중갈등은 20여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은 소련과 같이 행동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와 문화에서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로서는 대외적으로 엄중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음을 직시하고, 미중국간 갈등이 한국을 수시 곤경에 빠지게 할 수 있어 충분한 사전 점검과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올바른 판단과 분명한 방향설정으로 미중패권경쟁의 피해를 최소화토록 지혜를 모아 우리가 견지해야 할 기본입장과 원칙을 수립, 철저히 준수하고 북한의 비핵화문제가 미중패권경쟁 속으로 함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겠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전 국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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