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농공단지 확장 전면 중단

제주 제2농공단지 확장 전면 중단
제주도 "3년째 주민 설득 안돼… 장기 유보 결정"
주민들 "생활·경제권과 인접" 3곳 모두 사업 반대
  • 입력 : 2019. 06.04(화) 18:37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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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원 규모의 제2농공단지 확장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4년여 만에 전면 중단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시 구좌읍,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각각 추진중인 제2농공단지 확장사업을 '장기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2016년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업을 추진한 지 4년 여만의 일이다.

 제주도는 구좌읍, 금능리, 대정읍에 있는 3곳 농공단지가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 노후화하고, 더 이상 기업에게 부지를 공급할 여력도 없자 이들 농공단지를 확대하는 쪽으로 제2농공단지 확장사업을 추진해왔다.

 3곳 농공단지별 확장 규모는 금능이 11만7000㎡로 가장 크고, 대정과 구좌는 각각 8만9000㎡와 5만3000㎡로 계획됐다.

 이렇게 되면 3곳 농공단지는 지금보다 규모가 2배 가량 확장된다. 전체 사업비는 398억원으로 추산됐다.

 제주도는 우선 규모가 가장 큰 금능농공단지를 식음료 특화 단지 형태로 확장하고 이후 나머지 2곳에 대한 특화 방향을 찾기로 했다. 제2농공단지 확장사업은 지난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의 산업단지 지정계획에도 반영됐다.

 그러나 주민 설득에 난항을 겪으며 제2농공단지 확장사업은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17년부터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과 만나왔지만 금능의 경우 확장 단지가 주민 생활권과 1㎞ 이내에 위치해 있어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농공단지로 진출입하는 차량으로 인한 마을 혼잡이 예상되고,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좌읍 주민들은 지역에 있는 관광지와 생활권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대정읍 주민들은 가뜩이나 지역에 돈사가 많아 축산 악취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형태의 농공단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고 제주도는 전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농공단지는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된 것 같다"며 "기존과 같은 방식의 농공단지 형태로 확장하는 것도 아니고, 농공단지를 확장 조성하면 그 지역의 농수산물을 80% 이상 쓰는 기업을 단지에 유치하는 등의 대책도 제시했지만 모두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설득이 안된 상태에서 더 이상 제2농공단지 확장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기본계획 수립용역 등 모든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앞으로도 협의는 이어갈 계획이지만 주민들이 계속 반대한다면 대체 부지를 찾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6년 타당성 조사에서 확장 농공단지에 입주하겠다는 기업은 모두 6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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