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인 30대 도주 전 종량제 봉투 다량 구입

전 남편 살인 30대 도주 전 종량제 봉투 다량 구입
완도행 여객선 탑승 2시간 전 대형마트 방문
제주 빠져나간 뒤에도 나흘간 타지역 배회해
"시신 바다에 유기"… 진술 확보돼 경찰 수색
  • 입력 : 2019. 06.03(월) 17:47
  • 김현석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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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모(36·여)씨가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씨가 제주를 빠져나가기 직전 대형마트에서 다량의 종량제 봉투와 여행용 가방을 구입한 행적도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유기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신청된 고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여객선에서 시신을 바다로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여객선은 제주에서 완도로 향하는 선박으로 지난달 28일 제주항에서 출항했다.

경찰은 고씨가 여객선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바다에 버리는 장면을 담은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CCTV영상과 고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2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변사체 수색요청'을 했다. 현재 해경은 현재 3012함 등 함정 6척을 동원해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고씨가 제주를 빠져나가기 직전까지의 행적도 포착됐다.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고씨는 지난달 28일 완도행 여객선을 타기 2시간여 전인 이날 오후 6시30분쯤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에 들러 종량제 봉투 30장과 여행용 가방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구입한 가방은 앞서 27일 강씨가 펜션을 나올 당시 CCTV에 포착된 가방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씨가 제주를 빠져나간 뒤에도 곧바로 거주지인 충북 청주시로 향하지 않고, 전남 무안과 영암, 경기도 김포 등을 거쳐 지난달 31일에야 청주에 돌아온 사실도 확인됐다.

 박기남 동부경찰서장은 "고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으며,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1차 진술에서 고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했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추가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같은달 28일 제주항에서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는 등 도주 행각을 이어왔지만 지난 1일 충북 청주시의 거주지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제주지방법원 4일 오전 11시쯤 고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고씨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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