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대사전 인터넷 사용자 요구 분석 필요"

"제주어대사전 인터넷 사용자 요구 분석 필요"
제주학연구센터 28일 편찬 계획 수립 위한 전문가포럼 열어
"사전 정체성부터 명확히…항목수보다 정확·풍부한 해설 중요"
온라인 검색·음성자료 고려… 제주어표기법 개정은 선결돼야"
  • 입력 : 2019. 05.28(화) 18:1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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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주칼호텔에서 가칭 '제주어대사전' 편찬 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열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제주도가 펴낼 가칭 '제주어대사전'은 인터넷 사용자에 대한 요구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고 온라인 사전도 편찬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부피 등 외형에 구애받지 말고 제주방언의 특징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들여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주관으로 28일 제주칼호텔에서 열린 제주어대사전 편찬 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제기된 내용이다.

제주어대사전은 2009년 제주도에서 발간한 '개정증보 제주어사전'이 절판돼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앞서 간행된 제주어사전들이 현장에서 쓰이는 어휘 등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편찬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어에 관심있는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어휘 보강과 뜻풀이, 예문 등을 추가한 명실상부한 사전 편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재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책임연구원) 등 7명으로 연구진이 구성돼 편찬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제주어대사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정승철 서울대 교수는 "대체로 대사전은 사전의 항목수를 늘리기 위해 고유명사 등을 추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항목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확하고 풍부한 해설"이라며 표준어 해설에 대한 재고와 더불어 제주방언에서 의미있는 단어를 표제항으로 선정하고 발음·활용상 제주방언의 특징을 보여주는 단어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영봉 제주어연구소 이사장은 "편찬 작업 인적 구성을 방언학만이 아니라 오름과 같은 특수 분야도 고려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사전 성격에 따라 발음과 음성, 시각 자료 제시 등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재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은 "제주어대사전의 최종 형태가 종이 사전이냐, 온라인 사전이냐에 따라 과업이나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질 것이고 사용자를 어디로 특정하고 어떤 용도로 만들지에 따라 인적 구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승재 과장은 "사전은 이제 종이독자층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 사용자 요구사항 분석, 사용자 편의기능 등을 최대한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면서 아래아가 포함된 단어의 경우 현대 자모(아, 오)로 변환된 형태를 입력해도 원 형태를 찾아 검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음성 자료 조사를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덕찬 제주어보전·육성위원회 위원은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본 편찬 방향과 관련 "2014년 제정된 제주어표기법에 대한 전문가와 일반 사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지금 시점에 걸맞는 제주어표기법 개정 여부 등 검토를 거친 뒤 편찬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모바일과 PC 사용자를 고려하고 예문까지 곁들인 음성 자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인쇄된 사전과 온라인 사전을 병행해 편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성룡 제주어교육연구회장은 "아래아 발음을 해결하기 위해 종이 사전과 온라인 사전을 병행하는 방법이 있다"며 "특히 학생들에게 제주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제주어 어휘마다 용례를 풍부하게 제시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찬식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도에서 제주어표기법을 만들었지만 제정 이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각계 의견을 수렴해 통일된 표기법으로 제주어대사전 편찬 작업이 진행되길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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