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애랑이'… "제주산 뮤지컬 회생 관심을"

잊혀진 '애랑이'… "제주산 뮤지컬 회생 관심을"
1998년 제주관광민속관 초연 제주 문화관광상품으로 개발
이듬해 전국 순회 후 맥끊겨… 지난해 극단 가람서 재공연
제주 상징성 담은 레퍼토리화 연극 작품 지속 발굴돼야
  • 입력 : 2019. 05.21(화) 18:1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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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제주관광민속관에서 초연돼 전국 순회 공연까지 가졌던 '제주 토종' 뮤지컬 '애랑이 보레 옵데가'. 사진=제주예총 제공

꼭 20년 전, 제주산 뮤지컬이 그 꿈을 채 피워내기도 전에 막을 내렸다. 1998년 초연 이후 상설 공연을 벌였고 전국 순회공연까지 이어졌던 '애랑이 보레 옵데가'이다.

이 작품은 제주가 배경인 고전문학 작품인 '배비장전'을 바탕으로 했다. 박병도씨가 각색과 연출을 맡아 배비장 대신 제주여인 애랑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민속뮤지컬'로 제작했다.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문예상품'으로 키우겠다며 예총제주도지회 부설 제주관광민속예술단이 제주시 지원을 받아 6개월에 걸친 준비 끝에 무대에 올렸다.

출연진이 40여명에 이르고 공연 시간이 1시간 40분이 넘는 등 당시만 해도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이 작품은 제주민요 40여 곡을 모티브로 뮤지컬 넘버를 만들었고 무속굿춤, 물허벅춤, 해녀춤 등이 등장했다. '제주 토종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999년에는 서울 문예회관, 전북대, 순천 전국연극제 축하공연 무대도 누볐다.

하지만 제주관광민속관 운영난으로 '애랑이 보레 옵데가' 상설 공연은 중단됐다. 일부 단체에서 뮤지컬 중 일부 장면만 골라 보여주거나 이름을 바꿔 공연되며 간신히 명맥을 이었을 뿐이다. 지난해에는 극단 가람이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 사업으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천하일색 애랑'으로 제목을 달리해 공연했고 제주문화원의 제주목관아 작은 음악회에서는 50분으로 줄여 선보였다.

'애랑이 보레 옵데가'에서 배비장으로 출연했던 부재호 제주예총 회장은 "그동안 몇 차례 재공연을 추진했지만 예산과 인력 문제로 쉽지 않았다"며 "제주에서 활동하는 연극인, 무용인과 스태프들이 한데 힘을 합쳐 만들었고 관객 반응도 좋았던 만큼 제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가꿔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극단 가람의 대표인 이상용 제주연극협회 회장은 "좋은 작품이 사장되는 현실이 안타까워 '천하일색 애랑'을 공연하게 됐고 올해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와 제주목관아에서 다시 공연을 갖는다"며 "이 작품을 포함해 앞으로 제주 연극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공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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