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늘 안전 위협 불법비행 드론 속출

제주 하늘 안전 위협 불법비행 드론 속출
정석비행장 이달 들어서만 2차례 운항 차질
비행고도까지 위반… 제주국제공항도 골머리
  • 입력 : 2019. 05.20(월) 23:57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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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지역에서 초경량 비행장치 '드론' 의 불법 비행으로 항공기 안전에 위협을 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드론 불법 비행으로 이달에만 두차례 정석비행장을 오가는 비행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15일 오전 11시1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정석비행장에서 남동쪽으로 3㎞ 떨어진 상공에서 정체 불명의 드론이 30~50m 고도로 비행하고 있는 것을 정석관제탑 직원이 확인했다. 이날 출현한 드론은 비행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정석비행장 주변을 한동안 맴돌다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시 정석비행장에 착륙하려던 제트항공기 2대가 드론이 사라질 때까지 20분 가량 상공에 머물렀다.

 항공안전법에 따라 제주공항과 정석비행장 반경 9.3㎞ 이내는 관제공역으로 설정돼 이 구역에서 드론을 비행하려면 미리 항공청이나 정석비행장 측의 승인을 얻아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또 승인을 얻더라도 고도는 150m 이하로 유지해 비행해야 한다.

 2000년 4월부터 항공기 관제권이 인정된 정석비행장에는 하루 평균 160여대 비행기가 오간다.

 지난 9일 오전 11시 45분쯤에는 비행 허가를 받지 않은 드론 2~3대가 정석비행장 주변에 동시 출현하는 일도 있었다. 드론은 2시간 가량 300m 고도로 비행하다가 사라졌다. 비행고도까지 어긴 것이다. 이날에는 프로펠러 항공기 4대와 제트항공기 2대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정석비행장 측은 불법 드론이 나타날 때마다 경찰에 신고해 행방을 쫓으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드론을 조종하는 (소유자의)위치를 파악하는 게 힘들다"면서 "불법 비행 드론 추적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하루 평균 400여대의 항공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도 드론 불법 비행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한해 드론이 제주공항 주변 상공을 허가 없이 침범해 비행한 사례는 6차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들어 지난 3월에도 불법 비행 드론이 제주공항 주변에서 적발됐다.

 항공업계는 농약 살포와 사진 촬영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드론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데 반해 드론 소유자의 법 인식이 현실을 못 따라가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도내에서 드론으로 영리 사업을 하겠다며 항공청에 등록한 업체는 2014년 9곳에서 2018년 66곳으로 4년 사이 7배 가량 늘었다. 영리 목적인 아닌 취미 목적의 드론은 등록할 의무가 없어 실제 도내에서 운용되는 드론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드론 불법 비행 때문에 공항이 폐쇄된 적도 있다"면서 "드론 불법 비행은 항공기와의 충돌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계도·단속과 함께 드론 소유자의 철저한 안전 의식이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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