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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0년생 가로수 싹둑 자른 근시안 행정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9. 05.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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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주를 습격한 미세먼지는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재앙 수준이었습니다. 그간 겪었던 황사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뿌연 잿빛이 제주의 봄날을 통째로 삼켜버렸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해법찾기는 지난한 일이어서 현재로선 도시숲 조성 등 자연에 기대는 게 가장 안전한 길로 꼽힙니다.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수·흡착하는 효과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세먼지 공포로 나무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며칠 전 제주시 외도1동의 한 마을안길 90m 구간에 심어진 40년생 벚나무 등 10그루를 외도동에서 싹둑 잘라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잘려나간 이유는 낙엽과 주차선 침범에 따른 청소와 주차 민원 때문이라는 게 동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작 마을주민들은 "나무를 더 심어야 할 판에 40년 키운 나무를 왜 자르느냐"고 반박합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잘려나간 나무들은 1981년 취락구조 개선사업 당시 담벼락녹화 차원에서 주민 20여명이 함께 심어 나무 둘레가 90~140㎝ 크기로 자랐습니다. 미세먼지 흡수 효과를 한껏 발휘할 크기로 자란 나무를 주차라는 실용적 이유로 벌목한 근시안적인 행태는 납득이 어렵습니다.

더구나 제주시는 올 2월 사라봉공원에서 이니스프리모음재단, 제주생명의숲국민운동과 함께 '숲속의 제주 만들기 500만 그루 나무심기' 협약을 맺고 녹나무를 식수하며, 앞으로 10년간 500만그루의 나무심기를 천명했습니다.

내륙의 분지형 도시로 여름이면 최고기온으로 '대프리카'라는 별칭으로 유명했던 대구는 1996년부터 시작한 푸른대구가꾸기를 통해 2006년까지 100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2·3차 사업을 통해 3600여그루를 더 심어 폭염도시를 극복해 숲의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2021년까지 1000만그루의 나무를 더 심는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도시숲이 가져온 효과를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일 겁니다.

숲속의 제주를 만든다며 거창하게 나무심기를 하는 한편에서 외도동의 경우처럼 실용성 추구를 내세워 수십년생 나무를 베어내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벌어져선 안됩니다. 지금의 환경재난의 위기를 인식하고,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숲속의 제주 만들기는 집 마당 귀퉁이나 골목길 빈 땅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주민 공감대 형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숲속의 명품도시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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