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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의 詩(시)로 읽는 4·3] (5)사월이여 먼 날이여(김시종)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4.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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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란 마을이 참혹했던 때,

통곡이 겹겹이 가라앉은 그 때

겨우 찾은 해방마저

억압에 시달려 몸부림치던

그 때,

상처 입은 제주

보금자리 고향 내버리고

제 혼자 연명한

비겁한 사나이

4·3이래 육십여 년

골수에 박힌 주문이 되어

날이면 밤마다

중얼거려온 한 가지 소망

잠드시라

4·3의 피여

귀안의 송뢰되어

잊지 않고 다스리시라

변색한 의지

바래진 사상

알면서도 잊어야했던

기나긴 세월

자기를 다스리며

화해하라

화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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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Diaspora)'는 '씨를 뿌린다'의 의미다. 고향을 떠나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을 뜻한다. '경계인(境界人, marginal man)'으로 살면서 제주를 품고 머리와 손은 일본어를 사용한 시인 김시종(金時鐘). 일본공산당에서 이탈하면서 결국 '귀국선'을 타지 못한 채 남한과 북한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1990년대 초까지 조선적(朝鮮籍)으로 살았다. 4·3사건에 휘말려 1949년 일본으로 탈출하기 전까지 제주에서 보냈다. 남로당 제주읍당 세포로 활동하면서 산에서 4·3을 3개월 정도 체험했다.

우리가 시인의 '니이가타'에 주목하는 것은 제주 바닷가 해안에 밀어 올려진 물화된 4·3의 죽음이 핏빛 바다로 물들게 한 '달러문명'의 종주국 미국을 인식할 수 있다. 시인은 일본의 계간 학술지 '캉(環)'에 권두시로 4·3 연작시를 발표했다. '새가 말을 하는 가을(鳥語の秋)', '4월이여, 먼 날이여(四月よ, 遠い日よ)', '여정(旅)'등 3편이다. 그의 시에서 4월은 여전히 잔혹한 달이다. <김관후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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