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생태계 육성 '쉽지 않네'

마을기업 생태계 육성 '쉽지 않네'
2010년부터 추진 제주시 19, 서귀포시 15개 운영중
일부선 사업초기 보조금 끊기면 자립경영 어려워 한계
휴폐업 의심되는 기업 등 마을기업 실태조사 추진중
  • 입력 : 2019. 04.24(수) 18:21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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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의 마을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으로 마을경제와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마을기업'의 생태계 육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꾸준한 매출로 자리잡아가며 행정안전부의 우수마을기업에 선정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보조금 지원이 끊긴 후 경영난에 봉착해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는 곳들이 적잖아서다. 이에 따라 마을기업의 자립경영을 위한 체계적인 뒷받침과 역량있는 리더 육성,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제주도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도내 마을기업은 34곳으로 제주시 지역에 19곳, 서귀포시에 15곳이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2010년부터 집중 육성하기 시작한 마을기업은 지역자원을 활용한 제품의 생산·판매나 체험프로그램 등 주민 주도로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다. 전국 시군구 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해 제주에서는 2010년 2곳이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4곳, 2012년 7곳, 2013년 9곳, 2014년 2곳, 2015년 2곳, 2017년 4곳, 2018년 2곳, 올해 2곳이 신규 선정되는 등 해마다 수를 늘려왔다.

 행안부 공모를 거쳐 마을기업에 선정되면 1차년도에 사업비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재지정되면 3000만원, 3차로 지정될 경우 2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자부담은 20%다. 또 행정에선 자립을 돕기 위한 경영컨설팅도 실시한다.

 서귀포시 지역 마을기업의 경우 15곳 중 재지정 기업은 6곳으로 절반에 못미치고, 1곳이 3차(고도화) 지원을 받았다. 또 4곳은 행안부 우수마을기업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 반면 지난해 실시한 컨설팅에서는 영업 중단이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등 사실상 휴업상태의 기업도 일부 확인됐다. 15곳 중 5곳은 고용인원이 1명 뿐이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3곳, 서귀포시에서 1곳이 마을기업 지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정부의 당초 취지와 달리 상당수 마을기업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을회 등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직접 경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품 판매를 위한 홍보·마케팅과 신규 소비층 확보 등 어려운 점이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는 이달 말까지 1차로 현장방문을 통해 마을기업의 매출과 고용인원, 보조금 현황을 조사중이다. 또 1차조사에서 연락이 닿지 않거나 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 등 휴·폐업 의심 기업에 대한 6월까지 2차조사 예정인데, 행안부에서도 지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실적이 없는 기업은 지정취소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한 마을기업 관계자는 "제품이 판매되고 일정 매출이 발생해야 지속가능한데, 기존 시장 제품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게 최대 어려움"이라며 "1사1기업 결연이나 경제단체 등과의 연계 등 지역사회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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