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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문의 에세이로 읽는 세상] 냉정과 열정 사이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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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 중에서도 가장 양면성을 지닌 것은 냉정과 열정이 아닌가 한다. 이 두 단어가 주는 느낌은 완전히 상반된다. 사랑과 증오, 아름다움과 추함과 같이 극단적 감정을 잘 드러낸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남녀 작가가 각각 소설을 써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킨 일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져 더욱 유명하게 되었는데, 사랑의 두 얼굴인 열정과 냉정의 극단을 오가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겉으로는 냉정한 듯하지만 속으로는 열정을 품고 있는 여자와 그 반대인 남자의 감정은 번번이 대립한다.

남녀의 사랑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냉정과 열정은 중요한 감정으로 삶에 영향을 미친다. 무슨 일이든 가슴 설레며 다가가면 봄꽃 같이 피어나던 시절이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기다리기보다는 무조건 다가갔다. 무수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열정만 있으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열정이 냉정에 압도되었다. 냉정은 생각이나 행동이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철함을 말한다. 뜨거운 가슴을 감추고 차가운 머리만 움직이는 감정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떤 일을 만나도 먼저 다가가기보다는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다가갈까 혹은 기다릴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아니 그냥 멀찍이서 지켜보기도 한다. 일이 잘못되어 실망하고 상처라도 입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무슨 일이든 열정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기 보다는 냉정하게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만 한다는 것은 아쉽고 슬픈 일이다.

누구나 의미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원한다. 의미 있는 삶의 정해진 기준은 없다. 누군가 판단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삶이 만족스럽고 아쉬움이 없다는 것은 의미 있고 후회 없는 삶이라 할 수 있다.

지나온 삶에서 내 안의 열정을 하얀 재가 되도록 몽땅 불태워 왔다면, 그 삶은 긍정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강하게 남아 있거나 열정다운 열정을 불태워본 적이 없다면, 그 삶은 후회스러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정은 삶의 의미를 결정짓는 중요한 지표라 하겠다. 설령 원했던 성공을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고 할 때, 그 인생은 가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열정은 인생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멈추지 않는 심장과 같은 것이다.

무지개를 맞이하는 데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무지개에게 직접 다가가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무지개를 멀리서 바라보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다. 전자를 열정을 지닌 사람이라고 할 때, 후자는 냉정을 지닌 사람이라고 하겠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판단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두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 양자가 함께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가 꿈꾸어 온 목표에 쉽게 당도할 것임은 분명하다.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은 적극적인 열정의 마음과 이성적인 냉정의 마음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꿈을 위한 열정과 현실을 위한 냉정 사이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학평론가·영남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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