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그럴싸한 '올레 올레 안심길'

이름만 그럴싸한 '올레 올레 안심길'
道, 작년 10월 조성… 안전시설물 부족·행정 외면에 제기능 못해
주민 "담벼락 색칠 조금… 전형적인 생생내기 행정" 지적
  • 입력 : 2019. 04.17(수) 19:07
  • 김현석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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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아동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조성된 '올레 올레 안심길'이 당국의 방치와 시설 미비로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과 아동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조성된 '올레 올레 안심길'이 당국의 방치와 시설 미비로 '불안한 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제주시 아라동 자치경찰단 인근 주택가 도로에는 노란색이나 초록색, 파란색 등 원색 위주의 그림이 담벼락에 그려져 있었다. 골목 귀퉁에 세워진 반사경은 유리가 깨진 채 방치돼 있었으며, 가로등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밤이 되면 이 곳을 지나는 주민들이 불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도로는 지난해 10월 여성긴급전화1366 제주센터가 여성가족부와 제주도 여성가족청소년과로부터 위탁받아 사업비 1000여만원을 투입, 여성과 아동이 안전하게 거닐 수 있도록 도로를 재정비한 '올레 올레 안심길'이다. 개통 당시 여성긴급전화1366 제주센터 관계자는 "'올레 올레 안심길'을 이용하며 아동과 여성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개통 취지와는 달리 부족한 시설과 당국의 외면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만난 주민 A(47)씨는 "정작 밤이 되면 가로등이 제대로 없어 주민들은 여전히 통행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담벼락에 색칠 조금 해놓았다고 '올레 올레 안심길'이라고 명칭을 정한 것은 '생색내기 행정의 전형'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B(40)씨는 "이 도로는 최근 공동주택이 많이 들어서면서 주차난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며 "당초 취지인 안심길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도와 가로등 설치 등 제대로된 안전시설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아동과 여성에 대한 폭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당시 편성된 예산으로는 가로등 문제 등 안전시설 확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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